용산역 광장에 모인 세월호 추모 행진 참가자들. 김미향 기자
세월호 가족·시민들 5000여명 광화문으로 집결… 6시부터 추모 문화제
주말인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진행됐다. 4·16연대와 세월호 가족협의회 주최로 5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이 모인 ‘4·25 진실과 추모행진’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각지에서 행진을 시작해 2시간 뒤 광화문 광장에 모여 분향을 하고 문화제를 열었다.
서울 용산역 앞 광장에는 이날 오후 3시 300여명의 인파가 모여 묵념과 추모 발언을 한 뒤 행진에 나섰다. 서울역을 거쳐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한 서주애(43)씨는 “이웃 주민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수원에서 왔다. 1년이 넘도록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아 다시 4월이 돌아오니 우울하다. 내년 4월에는 이런 답답한 상황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용산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노란색 상의를 입고 노란색 수건을 목에 두른 채 ‘세월호를 인양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풍선을 들고 행진을 이어갔다.
용산역 광장뿐 아니라 홍익대 정문, 성신여대 입구, 청량리역에서 모인 인파는 도보로 광화문 광장까지 이동했다. 시민들은 5시께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문화제에 참가했다. 부천에서 남편과 함께 와 행진에 참여한 김성애(47)씨는 “지난주 유가족이 경찰에 연행되는 상황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직접 나왔다. 진실이 어서 빨리 밝혀지고 국민이 원하지 않는 시행령은 폐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시에 시작된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령 폐기 촉구 범국민 추모 문화제’는 다양한 공연과 자유 발언으로 진행됐다. 배우 조석준씨는 ‘잊지마 그 세월’란 제목의 추모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세월호 시행령 폐기를 호소하며 “하루 빨리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행진과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은 없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는 “세월호 추모행사 등 집회에 대비해 서울 도심에 4800여명의 경찰력이 동원됐지만 오늘은 차벽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신여대역에서 출발해 광화문 광장까지 왔다는 한 직장인은 무대에 올라 “지난주 분향하러 광화문까지 왔지만 차벽에 막혀 분향을 하지 못했다. 오늘은 분향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세월호 추모 행진.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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