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총학생회는 20일 학교에 걸려 있던 학내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 등을 철거하며 ‘1년에 한 번뿐인 축제를 예쁘게 치르고 싶어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공지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페이스북 갈무리
‘책임 회피 성명’ 논란 일자 결국 사과
“방관적 태도로 일관한 점 깊이 반성”
“방관적 태도로 일관한 점 깊이 반성”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한 뒤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내 논란이 일었던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뒤늦게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는 글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30일 학내 곳곳에 사과문을 부착했다.
서울여대 제45회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이름으로 나온 사과문을 보면 “최근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 섣부른 행동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서울여대 청소 노동자분들과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또 학내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입힐까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거듭 밝혔다.
총학생회는 “지난 5월20일 총학생회는 교내 곳곳에 걸려있던 청소 노동자분들의 현수막과 소원천을 제거했다”며 “이것이 청소노동자분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경솔한 행동을 하고 중립이라는 명목 하에 방관적 태도로 일관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을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학생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에 진중히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당한 비판들을 따끔히 받아들이며 배우고 성장하는 학생회가 되겠다”며 “청소 노동자 여러분과 학우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말로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는 29일 페이스북에서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공식 사과문을 학내 곳곳에 부착했다”며 “지난 20일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께서 노동조합의 간식 나눔 행사장을 찾아와 사과했는데 사과문까지 게시하고 마음을 써줘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축제기간이던 지난 20일 학내에 걸려있던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축제에 방해가 된다”며 철거했다. 당시 청소노동자들은 임금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었다. 그러자 서울여대 졸업생 143명은 21일 ‘자신들의 불편함만을 내세우며 청소노동자들의 심정을 무시한 태도’라는 내용의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또 지난 26일에는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졸업생들의 성명서를 실을 예정이던 <서울여대학보>가 주간 교수의 불허로 백지로 발행됐다( ▶ 관련 기사 : ‘청소노동자 현수막 철거’ 비판 안돼!…서울여대 학보 1면 백지 발행).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서울여대 총학생회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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