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한산하다.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때 이른 무더위로 이달 1일 일찌감치 개장했지만 메르스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방문객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신용카드 실적 -11.3%→-1.7%로
백화점 매출도 감소폭 줄어
해운대해수욕장 3만5천명 찾아
놀이공원도 입장객 증가
충북 옥천 경로당 303곳 모두 문 열어
백화점 매출도 감소폭 줄어
해운대해수욕장 3만5천명 찾아
놀이공원도 입장객 증가
충북 옥천 경로당 303곳 모두 문 열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이 눈에 띄게 줄면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메르스 여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소비 감소폭이 완화되고 유명 관광지 나들이객도 늘어나고 있다.
23일 <한겨레>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역의 여러 소비 지표 등을 살펴보니, 메르스 때문에 이달 초 크게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2013년부터 올해 5~6월의 전국 개인 신용카드 실적 11억6000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경기도의 이달 첫주 거래액은 5월에 견줘 -11.3%, 2주차는 -8%, 3주차는 -1.7% 감소했다. 이달 1일 처음으로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3일 3차 감염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1주차에는 소비가 크게 줄었다가 3주차엔 전월 대비 감소폭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줄어든 백화점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지역 점포 4곳의 1~18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5% 감소했으나 부산의 첫 번째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격리 조처된 40여명이 모두 해제된 19~21일엔 같은 기간에 견줘 3.4% 감소하는 데 그쳤다. 광주 신세계백화점도 16~21일 매출이 9~14일에 견줘 3.6% 늘었다.
지역의 대표 관광지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다.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2주차 주말인 13~14일 2만5000명~3만명이 찾았지만 3주차 주말인 21일엔 3만5000여명이 방문했다. 21일 하루 방문객이 일주일 전의 이틀치 방문객보다 많았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는 “이달 1~22일 33만1000여명의 피서객이 다녀가 지난해 같은 기간 47만8000여명에 견줘 30%가량 감소했으나 최근 메르스가 진정되는 듯하자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이 있는 전북 전주 한옥마을의 경기전을 찾은 관광객은 이달 둘째주 일요일엔 1047명에 그쳤으나, 셋째주 일요일엔 1881명으로 크게 늘었다.
놀이공원도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는 메르스에 대한 걱정이 커지던 7일 입장객이 주말 입장객 평균 4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만5000명에 그쳤다. 그러나 1주일 뒤인 14일엔 2만1000명, 21일엔 3만명이 입장해 증가세를 이어갔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입장객의 6%대인 점을 고려하면 다음주 말부터 정상 수준의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업했던 학교와 행사 등도 속속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부산은 유치원을 포함해 50여곳이 휴업을 했으나 이번 주엔 유치원 1곳만 휴업중이다. 충북에서 첫 번째 메르스 환자(90번째 환자)가 발생했던 옥천군은 9일부터 10여일 동안 휴업했던 초등학교·유치원·어린이집이 22일 등교를 시작했다. 23일엔 지역 경로당 303곳이 모두 문을 열었으며, 24일엔 전통시장·소시장 등도 정상 영업을 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한 때 연기·취소를 검토했던 충북도민체전을 예정대로 다음달 2~4일 청주에서 열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와 메르스 환자가 확진 판정 전 여행을 다녀온 제주는 아직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대구 대명시장의 박윤규 상인회장은 “시장 이름이 공개되면서 매출이 평소의 30~40%수준으로 떨어져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전국종합 kskim@hani.co.kr
메르스 확진.퇴원.사망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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