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김형석 작곡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글 올려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의 패널이자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작사가로 유명한 류근 시인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역사를 사유화한 권력과 기득권의 말로가 어찌되는지 역사는 일찍이 다 알고 있다”고 일침을 남겼다. 김형석 작곡가도 “내 아이가 입맛대로 재단되어진 하나의 역사를 배우는 게 싫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류근 시인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7년도 한국사 수능 필수가 결정됐을 때…갸륵해 했었다. 대기업에서 점점 더 한국사 평가를 중요시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긍정적 신호로 믿었었다.… 꼼짝없이 한국사에 집중하게 해놓고선 별안간 교과서를 국정화시켜버리겠단다.…이렇게 치밀한 시나리오로 국민을 엿먹이는데 하루 하루 살아남기 힘든 백성들이 어떻게 당해내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절망감마저 엄습한다. 그러나 나는 이럴 때일수록 역사책을 읽어야지.…그래도 나는 역사를 믿는다. 시바! 잘리기 전에 빠드득 <역사저널> 녹화하러 간다. 시바!”라고 덧붙였다.
류근 시인은 1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이 우리의 미래 가치를 끌어다 깡그리 횡령하고 유린하고 훼손한 범죄였다면 박근혜 정권의 역사 국정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정신적 가치를 일거에 감염시켜 버리는 패륜의 폭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하라. 어떠한 권력도 백성과 역사보다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고 적었다.
김형석 작곡가도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렇지만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며 영화 ‘암살’의 명대사를 인용한 뒤 “나는 내 아이가 입맛대로 재단되어진 하나의 역사를 배우는 게 싫다. 자유롭게 역사를 공부하고 사고하고 토론하면서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길 원한다”고 적었다.
그렇게 당하고도 나는 아직 멀었다. 애초에 2017년도 한국사 수능 필수가 결정됐을 때 나는 내심 그래도 이 정권 안에 보수의 기본 가치를 아는 자들이 더러 있긴 한가보다 갸륵해 했었다. 대기업에서 점점 더 한국사 평가를 중요시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긍정적 신호로 믿었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그런데 허걱! 이게 뭔가. 꼼짝없이 한국사에 집중하게 해놓고선 별안간 교과서를 국정화시켜버리겠단다. 나라에 쌀집을 단 한 개 남겨두고서 거기에만 쌀을 공급할 테니 정부미를 사 드시란다.
졌다. 이렇게 치밀한 시나리오로 국민을 엿먹이는데 하루 하루 살아남기 힘든 백성들이 어떻게 당해내겠나. 국가 경영에 대한 장기 플랜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정권 연장에 대한 시나리오에만 능력을 발휘하는 권력, 국민이 나라의 위기를 감지할 때마다 상상 그 이상의 사건을 터뜨려 물타기를 하는 권력, 국민이 겨우 그 충격에서 조금씩 헤어나 다시 정권의 무능과 부패와 실정을 감지할 즈음이면 어김없이 평지풍파격의 이념 문제를 들고 나와 국론을 어지럽힌 후 이슈 뒤로 숨는 권력...
그들의 실력이 이렇게 일취월장하는 동안 나는 조낸 술만 늘었다. 이제 그들을 이겨낼 양심과 저항의 동력조차 잃은 게 아닌가 하는 절망감마저 엄습한다. 그러나 나는 이럴 때일수록 역사책을 읽어야지. 역사를 베고 누워야지. 역사를 사유화한 권력과 기득권의 말로가 어찌 되는지 역사는 일찍이 다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러니까, 그래서, 그래도 나는 역사를 믿는다. 시바! 잘리기 전에 빠드득 <역사저널> 녹화하러 간다. 시바!
김형석 작곡가 12일 트위터
류근 시인 13일 페이스북 전문. 류근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류근 시인 12일 페이스북 전문. 류근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나는 내 아이가 입맛대로 재단 되어진 하나의 역사를 배우는게 싫다.자유롭게 역사를 공부하고 사고하고 토론하면서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길 원한다.
— 김형석(PD.K) (@kimhs0927) October 12, 2015
그렇지만 알려줘야지.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영화 암살. 2015>
— 김형석(PD.K) (@kimhs0927) October 12, 2015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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