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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화 반대’ 10대들, 17일 거리로…‘쇠고기’ 이후 처음

등록 2015-10-15 19:33수정 2015-10-16 14:56

이화여대 학생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학교 정문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이화여대 학생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학교 정문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국정교과서 강행 후폭풍
SNS서 자발적 ‘온라인 서명’ 물결
“사실과 다른 답 적게 하지 마세요”
“분명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과 다른 답을 적어야 하는 시험을 학생들에게 요구하지 말아주세요.”(인천의 고교 2학년 임아무개양)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반발하는 10대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제대로 된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거리 행진과 기자회견에 나섰던 청소년들이 이번 주말 또다시 거리로 나오기로 했다. 국정 교과서 도입을 반대하는 10대들의 온라인 서명도 이어지고 있어, 학계·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국정교과서를 직접 배우게 될 10대들까지 본격적으로 ‘국정화 반대’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하는 10대 청소년 등이 모인 ‘한국사 국정 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청소년행동)은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 17일 오후 2시부터 2차 국정화 반대 거리행동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11일에도 거리 행동을 한 이들은 이날도 안국역에서부터 청계천을 지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까지 거리 행진도 벌이려 한다.(▷관련기사 : 임기내 밀어붙이는 ‘박근혜 교과서’…‘시민 불복종’ 불붙는다)

청소년들은 2차 행동에 나서면서 ‘대한민국 역사교육이 죽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교복에 검정색 넥타이를 맞춰서 매기로 했다. 청소년행동의 활동가 최서현씨는 “지난 주말 기자회견 뒤 함께 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집회가 또 있느냐며 뭐든 같이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고, 학교 친구들과 함께 국정화 반대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어서 이런 에너지를 어떻게 모아낼까 지금까지 온 연락들을 모아두고 있다”고 전했다.

10대들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선언’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행동 쪽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비학생 청소년(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서명을 시작한 지 사흘 만인 지난 15일 현재 참가자가 4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온라인 서명에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부산에 사는 고교 1학년 손아무개양은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교과서는 이미 교육부의 통과를 받은 교과서다. 이것을 국정 교과서로 바꾸려는 의도엔 썩고 부패한 정부가 자신의 가족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미화시키고 덮으려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는 게 분명하다”고 썼다. 경기 용인에 사는 중학교 2학년 권아무개양은 “(박근혜 정부는)이렇게 국민들이 반대하고 시위하는데 계속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는 것은 바로 ‘독재’임을 알고, 헌법에 나와있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는 문장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김성환 황금비 기자 hwany@hani.co.kr

아래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이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 반대 청소년 선언’에 참여한 10대 청소년들이 밝힌 ‘내가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추린 글.

“한국사를 국정교과서로 배운다는 것은, 현 정부의 국사 사상을 그대로 배워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승만을 추앙하고 독재 정치를 미화하려는 현 정부의 역사 사상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세뇌요, 폭력입니다. 더군다나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선정되었는데, 필수로 배워야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국정 교과서로 배우고 시험을 봐야되는 건 정말이지 세뇌라는 단어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고교2학년·경기 남양주)

   

“박근혜 대통령님,가족사를 한국사로 바꾸지 말아주세요. 친일역사를 축소하고,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로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역사교사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제가 품은 이 꿈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 이○○(고교2학년·경기 구리)

  

“분명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과 다른 답을 적어야 하는 시험을 학생에게 요구하지 말아주세요. 역사는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합니다. 자칫 잘못 해석된 역사는, 의도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 역사를 배운 사람의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겠죠. 일본의 역사 왜곡은 대한민국을 골병나게 하는데 한국의 역사 왜곡은 대한민국을 속병나게 하나요”

- 임○○(고교2학년·인천)

  

“예전부터 대한민국에는 당사자들이 결정할 권리가 없었다. 교육이 가장 큰 예이다. 국정교과서 찬반이 정치권에서 결정되는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 정부뿐만아니라 교육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든다. 불과 1년전 정부가 죽인 그 많은 생명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자고 후손들에게 남겨야 한다고 말했는데 더이상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의 역사는 기억될수없다. 박근혜의 역사만 살아있을뿐이다.

- 허○○(고교2학년·경기 안양)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로써 학생들이 많은 교과서를 보고 시야를 넓혀가야 하는 것인데 국정교과서로 역사 교과서가 단일화된다면 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시야가 좁아지게 됩니다. 또한 국정교과서의 내용은 현재와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근·현대사가 줄어들며 독립투사들의 기술이 삭제되거나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친일교과서는 물러나라!”

- 정○○(중학교3학년·전남 영암)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교과서는 이미 교육부의 통과를 받은 교과서 입니다. 이것을 국정 교과서를 바꾸려함의 의도엔 썩고 부패한 정부가 자신의 가족, 또한 자신의 행동을 미화시키고 덮으려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부를 이런식으로 믿고 선입견을 가져버린 현실이 비참하고 원통하지만 이또한 정부의 실책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덮어야 할 사실들이 많은 정부가 아닌 그런 것들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비판하고 또한 이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겪어왔던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실 수 있는 분들이 만드신 교과서를 쓰고싶습니다

-손○○(고교1학년·부산)

  

“제대로 된 역사만이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로 이후의 청소년들이 배워나간다면 올바른 역사가 아닌 친일 그리고 독재정권이 옳다고 하는 교육이 될 것입니다. 막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엄연히 역사 쿠데타입니다.”

-박○○(고교3학년·경기 고양)

  

“우선, 학생들에게 하나의 역사관만 갖도록 요구하는 것은 나치즘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의 역사관이 왜곡된 역사관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독재는 절대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독재와 친일행위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려는 의도로 만드는 국정화 교과서이기에 무조건 반대합니다. 또한 자신들의 정치적 이권을 위해서 옳은 것을 기록한 역사가 좌편향되어 있다고 말하는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국정교과서이기 때문입니다.”

-심○○(고교3학년·경기 김포)

  

“올바른 한국사 교과서가 아니라 최고 권력자와 정부 여당이 그 기준을 제시하는 ‘편향된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1년 안에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니요. 부실한 역사 교과서가 만들어 질 것은 당연합니다. 국민은 국가에 의해 가르침 받는 입장이 되어선 안 됩니다.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반대합니다!”

-성○○(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경기 의정부)

  

“한번도 책을 읽지 않은 것은 괜찮지만, 책을 한 번만 읽는 것은 위험하다. “라는 말이 있듯이 한 분야에 대해서 한 방향으로만 그것을 바라본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역사는 역사가에 따라 달리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방향으로, 중립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국정교과서는 정권을 잡은 사람의 의도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지며 우리의 역사를 한 방향으로만 바라 볼 수 밖에 없게만듭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린다는 것은 박정희는 영웅으로 나올 것이고, 친일파도 좋게 나올 것입니다. 그것은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바른교과서“가 아니며”병든 교과서“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미 역사를 아는 우리는 괜찮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그 역사 책을 보고 배울텐데, 그러면 우리 국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될까 무척 걱정입니다. 이대로 진짜 국정교과서가 된다면, 우리는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가르치는 일본의 교육을 욕할 수 없습니다. 자격이 없으며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이 반대하고 시위하는데 계속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는 것은, 바로 ”독재“ 임을 알고 헌법에 나와있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라는 문장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권○○(중학교2학년·경기 용인)

▶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선언’ 바로가기 : http://bit.ly/nogookjung

 

자칭 ‘공산주의 감별사’ 고영주, 유신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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