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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불법음원 1만명 고소” 엠피3 듣기 “겁나네”

등록 2005-10-13 19:56수정 2005-10-14 18:33

엠피3 플레이어가 널리 보급되면서, 음원 파일과 관련한 분쟁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드 등 82개 음반기획 및 제작사의 저작권 보호 대행업체인 노프리(www.nofree.co.kr)는 지난 7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이곳의 블로그 및 플래닛(개인 홈페이지) 사용자 1만여명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노프리는 지난 8월에도 블로그를 통해 불법 음원을 배포·공유한 누리꾼 2707명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같은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노프리 김영기 법무팀장은 “다음에 지난 8월부터 내용증명으로 4만여개의 URL까지 제공하며 불법음원 삭제요청을 했으나, 성의있는 답변이 없었다”며 “어떤 조처가 취해졌는지와 언제까지 삭제가 가능하다는 등의 약속을 해주지 않아 고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저작권 대행업체 “불법 음원 사용 1만명·불법 음원 방치 다음은 법 위반” 고소

다음 “불법 지적 받고 삭제중...현재는 시스템을 막아”

그는 “고발대상 1만여명은 4만여명 가운데 9월 중순까지 불법음원을 삭제하지 않은 누리꾼이며, 다음쪽의 적극 대처가 없어 결국 이들도 희생양이 된 셈”이라며 “누리꾼들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정당한 대가 없이 문화 콘텐츠를 즐기려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음 홍보실 허지연씨는 “문제가 된 URL 주소를 지우는 중이며, 현재 노프리쪽에서 요청한 것 중 절반을 해결했으나, 주소를 디지털 형태로 전달받지 못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내용증명을 받은 뒤 저작권법 위반을 공지했고, 현재는 불법 퍼나르기를 못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고 해명했다.

포털은 책임 없나?
“불법 음원 눈감고 막대한 수익 올린 것 아니냐”

불법적인 음원 다운로드가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진 데는 누리꾼의 책임 못지않게, 다른 당사자들도 책임이 크다. 디지털 저작권은 저작권자, 포털 등의 인터넷사업자, 누리꾼들의 이해관계가 얼키고 설켜 있다. 저작권법 위반은 저작권자와 최종 소비자인 누리꾼 사이의 문제로 단순화시킬 수 없다. 우선, 불법음원의 유통과정에서 포털의 관리책임이 도마위에 오른다. 포털은 누리꾼이 사진이나 음원 등 저작권물을 게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번 노프리 소송은 저작권자가 인터넷 사용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 이전에, 포털쪽이 불법음원의 확산을 방치한 관리 책임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노프리 쪽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가진 포털이 기술적으로 누리꾼들의 저작권 위반문제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김영기 노프리 법무팀장은 “이번 소송은 다음이 불법 음원 게시물을 삭제하고, 회원들에게 주의를 줬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며 “네이트의 경우 우리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등 회원들이 소송에 휘말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철저하게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음원 방치로 포털이 많은 회원들을 끌여들이고 막대한 광고효과를 얻었으나 누리꾼들을 보호하지 않은 채 기업의 이익만 추구한 꼴”이라며 “누리꾼들은 다음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희생양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이 터지자 다음은 아고라에 불법 음원을 다운받아 썼다가 저작권 위반으로 경찰서에 다녀온 누리꾼의 글을 머리글로 올려 노프리에 소송을 당한 자신들의 억울한 사정을 항변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불법 음원을 사용한 누리꾼과 불법 음원의 유통과정에서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포털 사이트의 위법행위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런 점에서 다음의 행위는 누리꾼들의 여론을 이용해 ‘자사에 유리한 여론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강압적인 저작권업자, 누리꾼만 피해자로 모는 것 아닌가?
‘저파라치’ 주의보, “경찰서 가면 등급별 벌금물어” ‘설’ 파다

포털을 비판하는 저작권업자들도 ‘누리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고, 불법음원 단속으로 제 주머니만 채우겠다는 태도가 역력하다. 누리꾼들이 이번 집단소송을 놓고 “무서워서 엠피3 못 듣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저작권업자들의 강압적인 태도의 반증이다.

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저작권 위반만 전문적으로 단속하는 이른바 ‘저파라치’들의 존재도 속속 확인된다. 일부 로펌들이 저작권자들의 위임을 받아 ‘알바’까지 고용해 영화 동영상과 음원의 불법 유통을 감시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포털 사이트 지식검색에는 ‘저작권 위반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급질(급한 질문)이요. XX변호사 사무실에서 제가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내일 경찰서로 출두하라는 메일을 받았어요. 제가 p2p(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다운받거나 공유한 것을 스크린 샷을 해서 증거물로 첨부했더라고요. 어쩌면 좋습니까? 제가 졸지에 범법자가 돼 쇠고랑을 차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런 질문에는 어김없이 이런 답변이 붙는다. “뭐, 경찰에 출두하시면 초등학생이면 합의금 20~30만원, 중고등학생 30~40만원, 대학생은 40~50만원, 일반인 60~70만원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범죄자가 될 수 있으니 앞으로 주의하시길”

이처럼 저작권자들의 강압적인 자세는 소비자인 누리꾼의 불만을 사 결국 콘텐츠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자인 저작권자들의 몫이다.

누리꾼 불법음원 공유 문화 바뀌려나?
“불법 음원은 도둑질, 요금체계는 바로잡아야” 인식 확산

음악 저작권을 두고 대규모 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그동안 음악을 공짜로 공유하는 문화에 길들여진 누리꾼들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미디어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는 저작권 위반 고소사건으로 경찰서에 다녀왔다는 누리꾼 ‘유진’의 글이 올라왔다.

‘유진’은 글에서 다짜고짜 법으로 해결하려는 풍토에 대한 비판을 쏟아놓았다. 그러나 “나를 고발한 기업이 과하게 행동한 것 같으나 일단 내가 한 행동이 불법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글에 대해서 “무서워서 엠피3 못 쓰겠다”는 댓글이 꼬리를 물고 있다. 동시에 불법음원을 무료로 다운받았던 관행을 반성하자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 ‘매직히포’는 “엠피3 불법 공유는 무단횡단이나 신호위반 뒤 딱지를 끊고 과태료 내는 것과 같은 성질의 것”이라며 “저작권이 강해지고 개인의 창작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면서 법도 변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uperton’은 “파일 무료로 다운받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비싼 옷을 입고 싶어도 돈 없어서 못사는 것이나 비싼 음식 먹고 싶은데 돈 없어서 못먹는 것이나 돈 안내서 음악을 못 듣는 것은 똑같다”고 지적했다.

원세연씨는 “음악공유는 불법이고 명백한 도둑질인데 네티즌의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졌다”며 “합법적인 음악사이트를 거쳐 음악을 다운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 기회에 음원 사용료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차니어빠’는 “저작권은 보호되어야 하지만 터무니없는 요금 책정으로 소비자들 스스로 유료화에 등을 돌리게 하는 현실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특히 저작권 업체들은 화질이나 음질에 이상이 있는 파일은 새 파일로 교체해주거나 환불해 주는 등 서비스 개선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포털, 누리꾼, 저작권자 모두 도덕적 해이에 빠져”
법적 분쟁은 온라인 시장 공멸, 자율 합의로 공생의길 찾아야

이런 탓에 저작권 관련 소송은 누리꾼, 저작권업체, 포털 모두의 책임이라고 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다. 온라인 미디어를 전공하고 있는 송경재 박사는 “온라인 저작권 분쟁이 생기는 것은 저작권자,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와 사용자 모두가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콘텐츠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정부도 민간의 소송 이전에 조정노력을 게을리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송 박사는 “자율적인 노력없이 곧바로 소송으로 가는 등 문제가 극단화되는 것은 이제 막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이 고사할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과거 음원 사용은 저작권에서 면제한다거나 이해당사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적절한 요금체계 마련 등 싸울 것이 아니라 상생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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