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수·교사·연구자들도 24일 거리행동에 나서, “권력이 아닌 역사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역사학 교수·교사·대학원생 거리행진
“국정교과서는 권력과 학문의 싸움이다”
“국정교과서는 권력과 학문의 싸움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역사 연구와 교육의 주체가 아닌 스스로 ‘역사’가 되고자 한다. 이 싸움은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전쟁이 아니라 권력과 학문의 싸움이자 전체주의와 민주주의의 싸움이다.”
‘사관’들이 거리로 나섰다.
24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앞에 모인 300여명의 역사 연구자들과 교사들은 “정부와 여당이 역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고치기 위한 ‘역사 쿠데타’를 자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이이화 전 서원대 교수 등 역사학계 원로 교수부터 신진 연구자인 역사학 전공 대학원생들까지 하나가 됐다. 이들은 특정 정치색을 띠거나 단체에 속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거리행동에 참여하는 역사 연구자와 교사 일동’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어떤 국가나 권력도 공동체의 기억을 통제하거나 획일적 역사관을 강요할 수 없음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권력은 그대들 편일지 몰라도 역사는 우리 편이다”라고 밝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 역사연구자들도 “국정화 반대”…거리로 나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병욱 교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절대 다수의 반대에 직면하자 정부는 역사학자 90%가 좌파라는 등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에 대한 역사적 명예회복을 위해, 설령 몇 달밖에 못쓰게 될 교과서라 하더라도 ‘정사’에 기록하려고 무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서울시청을 향해 거리행진을 했다. ‘반성 없는 역사인식 미래세대 암울하다’ ‘효심은 마음속 독재미화는 일기장’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를 걸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고려대 한국사학과 대학원생 임광순(31)씨는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거리로 나오게 될 줄 몰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면 안 되는지 서로 드러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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