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공개 테스크포스팀(TF) 단장이 27일 낮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국립국제교육원의 정부초청 외국인장학생 회관 건물을 나와 차량에 탑승하려고 문을 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정교과서-키워드로 본 정부의 반칙 속도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다음달 중순까지 (국정 교과서의) 집필진 구성을 완료하고 다음달 말부터는 교과서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4일 확인된 국립국제교육원 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담 비공개 티에프(TF)팀을 조만간 공식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황 부총리는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국립국제교육원) 근무 인력은 교육부의 역사교육지원팀 업무 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지원·보강한 것”이라며 “9월말부터 티에프를 구성해 국정화를 준비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범죄로 몰아가는 비정상적인 행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리핑 자리를 함께한 김관복 교육부 기조실장은 “국제교육원 내 조직은 행정자치부 장관과 협의를 거친 뒤 공식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다음달 국정화 추진 일정을 밝힌 뒤 “35~36명 정도를 모셔 집필에 착수할 것”이라며 “대표 집필진을 공개하겠다는 원칙은 정해졌지만, 나머지 집필진을 공개하는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황 부총리가 긴급 브리핑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새누리당 일각의 불만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황 부총리 경질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런 주장이 나올 만하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날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교육부가 (국정화 관련) 첫 대응을 잘못했으니 장관을 경질해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밀 티에프 논란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야당이 처음 티에프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부터 황 부총리가 신속하게 ‘정당한 업무 추진을 왜 방해하느냐’고 당당하게 대처하지 않아서 논란이 커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황 부총리는 당내 경질론과 무관하게 늦어도 연내에는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당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진명선 황준범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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