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글 “두루뭉실한 신념 아닌 필요 때문”
평론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씨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29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과 (김무성)당 대표 최고위원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목을 매는 건 두루 뭉실한 신념 때문이 아니라 필요 때문”이라고 밝혔다.
허씨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그나마 남은 기록마저 편의대로 재구성하는 것은 일본의 우익이 과거의 나치 정권을 참고해 이미 실행 중인 장기 집권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근현대사의 사실을 지워내고 ‘자랑스러움’이라는 신화적 감정의 수사로 채워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거기에 시민의 시니컬한 무관심과 열광적인 광신도들이 합세할 때 파쇼는 완성된다. 그리고 파쇼는 반드시 바로 다음 세대에 끔찍한 경험을 안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부끄럽지만 정직한, 그래도 우리는 이런 흑역사라도 남기려고 열심히 싸웠고 그래서 너희들은 우리보다 제발 조금 더 나아달라고 있는 힘껏 외치는 근현대사 서술은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아주 조금이라도 응원할 때 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도 허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역사’란 왜곡된 자화자찬이 아니라 그 모든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거듭해가며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유와 반성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라며 “과거는 대개 창피한 것이다. 그것을 사실 그대로 돌아볼 수 있는 정직함만이 늘 위대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세대를 정말 염려하는 공동체는 ‘민족의 자긍심’이라는 수사를 핑계 삼아 과거를 미화하거나 편의대로 조작하는 대신, 우리는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한심했으나 적어도 그 내용을 정확히 남기니 부디 너희는 조금 더 잘해달라고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방송인 허지웅씨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방송인 허지웅.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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