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회원들이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김경호 선임기자
100여 대학 집필·제작 거부 동참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제2의 유신이며 우리가 피 흘려 만들어온 민주주의 대한 정면도전이다.”
전국의 대학교수들과 대학 외 연구기관 연구자 등 2037명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29일 이들을 대표해 송주명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공동의장과 최갑수 서울대 교수(서양사학과) 등이 서울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박근혜 정부는 역사에 대한 시대착오적 쿠데타를 당장 중단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선 이들은 “역사 지식은 남겨진 사료에 우리의 합리적 지성을 투여해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얻어진 개연성의 지식이므로 누구도 자신만 진실이라고 믿는 역사 지식을 ‘올바르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박근혜 정권이 역사적 진리를 하나로 간주하고 자신들이 만들려는 국정교과서만이 ‘올바른 교과서’라고 우기고 있는 것은 역사에 대한 몰상식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최갑수 교수는 “(이 정부가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와 국정화는 형용모순”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교과서를 최소한 검인정으로(하거나), 나아가 자유발행제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을 행정예고한 이후 이날까지 국내외 100여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 연구기관 및 관련 단체 등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나 집필·제작 거부 성명에 참여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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