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한복입고 1인시위 인천초은고에 재학중인 홍경미양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을 알린다며 교육부가 제작한 다수의 대국민 ‘홍보자료’가 역사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일어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일 교육부가 국정화 홍보를 위해 개설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특별 홈페이지’(www.moe.go.kr/history)를 보면, 동영상, 카드뉴스, 웹툰 등의 홍보자료 가운데 상당수는 검정 교과서의 ‘편향·왜곡’ 사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예 ‘편향 사례 분석’이라는 게시판이 별도로 있을 정도다.
북 토지개혁과 6·25 서술 문제 삼으며
“현재 1·2학년이 배우도록 만든 내용”
2013년 검정과정서 수정·삭제
현재 그런 내용 담긴 교과서 안배워 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한 검정 교과서의 편향·왜곡 사례는 2년 전인 2013년 검정 과정에서 이미 수정돼 현행 검정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 대다수다. 교육부는 북한의 토지개혁과 6·25 전쟁 배경에 대한 검정 교과서의 서술을 문제삼으며 “교육부가 수정명령을 내리기 전 모 출판사에 ‘현재 고교 1, 2학년이 배우도록 만든 역사교과서 내용’입니다”라고 적었다. 표현을 잘 뜯어보면 수정명령 이후엔 문제없이 출판되었다는 뜻이지만, ‘현재 고교 1, 2학년이 배우도록 만든 역사교과서 내용’을 파란 글씨로 강조해 마치 지금 배우는 내용처럼 읽힌다. 해당 내용들은 모두 2013년 교육부 검정 과정에서 수정 또는 삭제돼 출간됐다. 현재 사용되는 검정 교과서에 문제삼을 만한 부분이 없자 과거 수정 전 교과서 내용을 들고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새누리당 펼침막으로 논란이 됐던 ‘주체사상 레퍼토리’도 고수하고 있다. ‘아이들의 역사교과서, 한 번 관심있게 보신 적 있나요?’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한 웹툰을 보면, 역사교사가 학생들에게 “주체사상은 인간 중심의 새로운 철학 사상”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검정 교과서들이 김정일이 주체사상을 설명한 원자료를 ‘인용’하고 있을 뿐,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묘사다. 주체사상 원자료 제시 두고
“북 선전문구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인용과 함께 비판적 서술
어떤 취지로 인용하는지 알면서 오도 한 검정 교과서 집필자는 “주체사상 인용과 함께 주체사상에 대한 비판적 서술이 함께 제시돼 있다. 이런 상황을 다 알면서도 호도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어떤 사료를 원자료 그대로 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2013년 교육부가 집필진에게 보낸 ‘수정보완 권고서’를 보면 “자료 이용 시 가장 최근의 공신력 있는 원자료를 사용하기 바람. 특히 기존 교과서나 인터넷 정보 등을 재인용하는 방식은 지양하기 바람”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론에 편승해 2013년 검정 당시엔 문제삼지 않은 것을 뒤늦게 ‘편향’으로 낙인찍는 것도 문제다. ‘천안함 피격-교과서에 실리지 못한 역사’ 카드뉴스는 “2013년 검정 당시 역사교과서 2종은 이 사건이 북한에 의해 일어났다는 사실을 명확히 명시하지 않아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받았다. 8종의 역사교과서 중 3종에서는 지금도 천안함 피격 사건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검정 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 방침을 어기고, 당연히 역사교과서에 실렸어야 하는 천안함 사건을 배제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역사교과서 8종 중 3종
천안함 피격사건 찾아볼 수 없다”
천안함 피격사건 포함하라는
집필기준 제시한 적 한번도 없어 하지만 교육부는 지금까지 ‘천안함 피격 사건’을 역사교과서에 포함하라는 ‘집필기준’을 제시한 바가 없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명시하고 있는 한 검정 교과서 집필자는 “일부 언론에서 문제제기가 있은 뒤에 집필진과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2015년판 교과서에 포함했을 뿐, 교육부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했다. 2013년 검정 당시 교육부의 수정명령도, ‘(천안함 사건을 다룬다면) 천안함 피격 사건의 주체를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천안함 피격 사건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현재 1·2학년이 배우도록 만든 내용”
2013년 검정과정서 수정·삭제
현재 그런 내용 담긴 교과서 안배워 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한 검정 교과서의 편향·왜곡 사례는 2년 전인 2013년 검정 과정에서 이미 수정돼 현행 검정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 대다수다. 교육부는 북한의 토지개혁과 6·25 전쟁 배경에 대한 검정 교과서의 서술을 문제삼으며 “교육부가 수정명령을 내리기 전 모 출판사에 ‘현재 고교 1, 2학년이 배우도록 만든 역사교과서 내용’입니다”라고 적었다. 표현을 잘 뜯어보면 수정명령 이후엔 문제없이 출판되었다는 뜻이지만, ‘현재 고교 1, 2학년이 배우도록 만든 역사교과서 내용’을 파란 글씨로 강조해 마치 지금 배우는 내용처럼 읽힌다. 해당 내용들은 모두 2013년 교육부 검정 과정에서 수정 또는 삭제돼 출간됐다. 현재 사용되는 검정 교과서에 문제삼을 만한 부분이 없자 과거 수정 전 교과서 내용을 들고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새누리당 펼침막으로 논란이 됐던 ‘주체사상 레퍼토리’도 고수하고 있다. ‘아이들의 역사교과서, 한 번 관심있게 보신 적 있나요?’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한 웹툰을 보면, 역사교사가 학생들에게 “주체사상은 인간 중심의 새로운 철학 사상”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검정 교과서들이 김정일이 주체사상을 설명한 원자료를 ‘인용’하고 있을 뿐,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묘사다. 주체사상 원자료 제시 두고
“북 선전문구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인용과 함께 비판적 서술
어떤 취지로 인용하는지 알면서 오도 한 검정 교과서 집필자는 “주체사상 인용과 함께 주체사상에 대한 비판적 서술이 함께 제시돼 있다. 이런 상황을 다 알면서도 호도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어떤 사료를 원자료 그대로 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2013년 교육부가 집필진에게 보낸 ‘수정보완 권고서’를 보면 “자료 이용 시 가장 최근의 공신력 있는 원자료를 사용하기 바람. 특히 기존 교과서나 인터넷 정보 등을 재인용하는 방식은 지양하기 바람”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론에 편승해 2013년 검정 당시엔 문제삼지 않은 것을 뒤늦게 ‘편향’으로 낙인찍는 것도 문제다. ‘천안함 피격-교과서에 실리지 못한 역사’ 카드뉴스는 “2013년 검정 당시 역사교과서 2종은 이 사건이 북한에 의해 일어났다는 사실을 명확히 명시하지 않아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받았다. 8종의 역사교과서 중 3종에서는 지금도 천안함 피격 사건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검정 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 방침을 어기고, 당연히 역사교과서에 실렸어야 하는 천안함 사건을 배제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역사교과서 8종 중 3종
천안함 피격사건 찾아볼 수 없다”
천안함 피격사건 포함하라는
집필기준 제시한 적 한번도 없어 하지만 교육부는 지금까지 ‘천안함 피격 사건’을 역사교과서에 포함하라는 ‘집필기준’을 제시한 바가 없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명시하고 있는 한 검정 교과서 집필자는 “일부 언론에서 문제제기가 있은 뒤에 집필진과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2015년판 교과서에 포함했을 뿐, 교육부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했다. 2013년 검정 당시 교육부의 수정명령도, ‘(천안함 사건을 다룬다면) 천안함 피격 사건의 주체를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천안함 피격 사건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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