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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시민단체 ‘분통’

등록 2015-11-02 19:42수정 2015-11-02 21:22

시민 반대 의견 전송 막히자 다급한 탄식
“팩스가 고장났다네요. (교육부에서) 다른 팩스 번호를 알려줍니다. 의견수렴 하겠다는 건지 의견차단 하겠다는 건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정부에 제출할 수 있는 행정예고 종료시한까지 10시간이 남은 2일 오후 2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저지네트워크)가 자리잡은 서울 동대문구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은 정신없이 분주했다. 활동가들 여럿이 붙어 컴퓨터 팩스 전송 프로그램 3개를 돌려봤지만 시민들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이 적힌 팩스는 좀처럼 ‘수신’ 사인을 내주지 않았다. 고장났다는 팩스 대신 교육부에서 새로 받은 팩스 번호도 먹통이나 다름없었다. “아, 보내야 하는데….” 곳곳에서 다급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저지네트워크는 지난달 29~30일 직접 팩스를 보내거나 우편을 부치기 힘든 이들을 위해 의견서를 받아 피디에프(PDF) 파일로 전환해 컴퓨터 팩스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부에 보내는 작업을 대신 해왔다. 메일과 누리집을 통해 접수된 의견서는 7912건에 달했지만, 교과부 팩스가 먹통이 되면서 이날 오후까지도 1000건 정도만 겨우 전송했을 뿐이었다. 송민희 역사정의실천연대 활동가는 ‘전송 실패’ 메시지가 뜬 컴퓨터 창을 바라보며 “정부가 이렇게 소중하게 전하는 시민 의견을 한번이라도 읽어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급하게 마우스를 클릭했다. 그가 보내는 의견서에는 “역사책이 바뀌어도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 “교육 통제는 전체주의적 발상” 등의 내용이 빼곡했다.

저지네트워크 사무실엔 이날도 각 지역 시민들의 서명이 담긴 우편과 메일, 팩스 등이 답지했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이 이날 6514명의 서명을 모아오는 등 이날까지 약 53만여명의 시민이 저지네트워크에 반대 서명을 보내왔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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