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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화 고시 전야 “오늘밤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모여주세요”

등록 2015-11-02 21:25수정 2015-11-02 21:59

지난해 5월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는 용혜인씨의 모습.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지난해 5월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는 용혜인씨의 모습.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세월호 침묵 시위 용혜인씨
‘국정화 반대 밤샘 시위’ 제안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가만히 있으라’라는 침묵시위를 제안했던 대학생 용혜인(25)씨가 2일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하루 앞두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다시 한 번 모여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용씨는 이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한다고 한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9시 30분에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모여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용씨는 “박근혜 정부는 304명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못했을 때, 그래서 유가족들이 1년이 넘도록 길바닥을 전전하고 있을 때에도 양보하지 않았다. 이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문제도 그럴 것 같다”며 교육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밤샘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안갈 수 없네요”, “가겠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린 용씨의 글은 곧바로 70차례 이상 공유됐다.


다음은 용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정부가 결국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한다고 합니다. 국정화가 뭐가 문제인지를 제가 여기서 다시 구구절절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내일 고시를 하겠다고 예고한 시간은 11시간입니다. 지금부터 약 15시간정도 남았습니다.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래 예정되어있던 일정보다 당겨서 확정고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결국, ‘뭐라하던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박근혜정부는 2012년에 출범한 이후로 단 한번도 물러선 적이 없습니다. 304명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못했을 때, 그래서 유가족들이 1년이 넘도록 길바닥을 전전하고 있을 때에도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문제도 그럴 것 같습니다. 물론 역사를 관리하겠다는 정부와 단 한발의 타협과 양보도 할 수 없지만, 이 정부는 조금의 양보라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권력도 힘도 없습니다. 막아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 다시 박근혜정권에게 져서 눈물 흘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짜피 안될 거라며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막아내기엔 부족할지 모르지만 역사를 관리하겠다는 정부에 반대했다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잠시후 밤 9시 30분까지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모여주세요.

밤을 새게 될 지도 모릅니다. 추위 속에 벌벌 떨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여주세요.

모여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에 남깁시다.

그리고 역사를 통제하겠다는 시도를 막아냅시다.

역사에 자유를

교육엔 주권을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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