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 집회 사진. 이종근 기자
5주째 주말 거리행동 나선 청소년들
“국정화 반대 우리 의견 무시 마세요”
펼침막에 지장 찍는 ‘안중근 퍼포먼스’
“국정화 반대 우리 의견 무시 마세요”
펼침막에 지장 찍는 ‘안중근 퍼포먼스’
교복 위에 노란 비옷을 입고 손에는 젖은 스케치북을 들었다. 자신이 배우는 국사 교과서를 들고 나온 학생도 있었다. 굵어진 빗방울에도, 국정 교과서를 밀어붙이겠다는 정부의 확정 고시에도 학생 100여명(주최 추산 70명, 경찰 추산 100명)이 모였다.
10대 청소년들이 주축을 이룬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행동’(청소년 행동)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 후 첫 주말인 7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여 ‘5차 거리행동’을 이어갔다. 이날 기온은 6일보다 7도 가량 떨어져 낮 최고기온이 11도에 머물렀지만, 이들은 ‘국정화 고시 철회’를 요구하며 종로2가와 청계2가 등 2.3km를 걸어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거리 행동에 참석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김아무개군은 자유 발언에 나서 “3주 연속으로 거리 행동에 참가하고 있다. 우리 후배들에게 다양한 역사를 배우게 하고 싶어 매번 나오고 있다. 지금은 청소년이지만 1,2년 뒤 투표권을 갖는 우리의 의견을 정부가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소년들이 든 스케치북에는 ‘대통령님 귀를 여세요’, ‘한 가지 역사교과서가 싫어요’, ‘역사를 하나로 통합한다고 올바른 역사가 되는 것 아니다’라는 문구가 채워져 있었다.
또한 자신이 배우는 교과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정부의 발표와 어떻게 다른지 분석한 학생도 있었다. 한국사능력시험 1급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역사를 좋아한다는 한 고3 학생은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3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6ㆍ25를 북한의 남침이 아닌 38선에서의 충돌로 인해 벌어졌다고 기술하는 교과서를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제가 배우는 교과서에 6ㆍ25는 북한의 남침이라고 바로 기술돼있다”고 설명하며 “저희는 직접 역사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자유발언을 마친 뒤 “박근혜 정부는 민주주의 역행하는 국정화를 철회해야 합니다”라고 쓰인 대형 펼침막에 지장을 찍는 ‘안중근 의사 퍼포먼스’를 벌였다.
글·영상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 집회 동영상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 집회 사진. 이종근 기자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 집회 사진. 이종근 기자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 집회.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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