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 저지 범국민대회. 이종근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4차 국민대회 빗속에 열려
“국정화, 과거 역사 문제 아닌 현재 민주주의 문제”
“국정화, 과거 역사 문제 아닌 현재 민주주의 문제”
빗물로 흥건한 아스팔트 바닥에 그저 앉았다. 손에는 우산과 함께 색색의 야광봉을 들었다. 국정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 뒤 맞는 첫 주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는 ‘국정화 고시 철회’를 외치는 시민 2000명(경찰 추산 800명)으로 가득 찼다.
466개 시민사회·역사단체들이 모인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4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국정 교과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함에도 국정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확정 고시했다. 간신히 구해놓은 집필진이 성희롱 논란으로 사퇴할 정도로 국정 교과서의 추진 과정이 졸속이다. 국정화는 과거 역사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말했다. 장순향 서울민주행동상임대표도 발언을 이어가며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져도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지만 우리는 철회 목소리를 그치지 않겠다”고 외쳤다. 발언을 들은 시민들은 ‘역사쿠테타를 멈춰라’,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등 손팻말을 들어 환호했다. 이날 집회에는 숙명여대 국정화저지모임 ‘역사적숙명’에서 5명의 학생들이 ‘국ㆍ정ㆍ화ㆍ반ㆍ대’라는 한 글자씩 쓰인 손팻말을 들고 나와 합창 공연을 펼쳤다.
집회에 모인 이들은 결의문을 낭독해 “확정 고시 강행 후 반대여론이 더 늘었다. 특히 초중고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이 늘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보신각을 거쳐 종로2가와 을지로2가를 거니는 행진을 진행했다. 대학생 이소연(22)는 “확정고시는 났지만 끝까지 싸워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경기 오산에서 광화문 광장에 나왔다”며 행진을 함께 했다.
■ ‘4·16연대’가 주최 ‘특별법 제정 1년 국민대회’ 영상
앞서 이 광장에는 세월호 특별법의 국회 통과 1년을 맞아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ㆍ16연대)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법 제정 1년 국민대회’를 열었다. 600여명이 참여한 이 대회는 지난 2일 보석으로 석방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가 무대에 올라 발언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올바른역사교과서 지지 집회’를 열고 “대한민국은 하나, 역사도 하나입니다”를 외쳤다. 1000명(경찰 추산 200명)이 모인 이 집회는 ‘어떻게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까’라고 쓰인 대형 펼침막을 내걸고 “국정화 적극 지지”를 호소했다.
글·영상 김미향 현소은 기자 aroma@hani.co.kr
■ 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 저지 4차 범국민대회 영상
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 저지 범국민대회. 이종근 기자
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 저지 범국민대회 사진. 이종근 기자
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 저지 범국민대회 사진.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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