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공모 마감 “25명이상 지원” 밝혀
위원장과 같은 성향 학자로 구성 우려
위원장과 같은 성향 학자로 구성 우려
9일 국사편찬위원회가 “(대표집필자에서 사퇴한) 최몽룡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에 낙마했다”며 나머지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명예교수는 여기자 성추행 논란으로 자진사퇴했는데, 이를 ‘집필진 공개’ 탓으로 돌린 것이다. 현재 집필진 초빙작업은 사실상 김정배 국편 위원장이 전담하고 있어, 김 위원장과 학문적·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학자들로 집필진이 꾸려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편 쪽은 “집필진 공모를 마감한 결과, 공모 인원인 25명을 넘는 사람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국편은 36명의 집필진 가운데 대표집필진 등을 제외한 25명을 엿새 동안(4~9일) 공모했다. 국편은 정확한 응모 인원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국편에서 국정교과서 편찬 책임을 맡고 있는 진재관 역사교과서개발지원단장(편사부장)은 이날 <한겨레>와 만나 “최몽룡 교수가 공개 안 됐으면 전혀 문제없이 집필을 했을 텐데 공개 뒤 언론이 집중적으로 찾아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사실상 공개 때문에 낙마한 것”이라며 “국편 입장에서는 공개보다 집필을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교육부와 국편은 집필진 구성 완료 시점인 20일 전후로 집필진 명단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최 교수가 불명예 퇴진을 하자, 결국 집필진 구성 뒤에도 집필진 전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정한 것이다. 국편은 집필진 구성 완료 시점인 20일께 집필진 명단이 아닌, 초빙 및 공모 인원 수 정도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진 단장은 이와 함께 “집필진 구성은 위원장이 직접 챙긴다. 위원장이 인맥과 경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김정배 위원장 개인이 초빙을 전담한다면 정권과 국편위원장의 입맛에 맞는 집필진으로만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대사 전공자인 김 위원장이 개인 친분으로 선임을 하니까, 공개된 대표집필진인 신형식·최몽룡 명예교수도 모두 고대사·선사 전공자였다”고 지적했다.
진 단장은 집필진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동북아역사재단 등 국책연구기관에서 집필진을 충원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은 검토나 감수 단계에서 활용할 것이다. 군사학 전공자 포함해서 지금까지 초빙된 분들 가운데 대학교수가 아닌 분은 없는 줄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한편 국편은 이날 집필진이 완성한 국정 역사 교과서 원고 등을 심의할 편찬심의위원 공모(9~13일)를 시작했다.
진명선 전정윤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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