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 민중총궐기대회]
노동개악·국정화 반대 모인 광화문 10만 시민들
물대포·캡사이신 경찰 맞서 한밤까지 격렬 대치
물대포 맞은 농민 위중소식에 “살인정권 박살내자”
노동개악·국정화 반대 모인 광화문 10만 시민들
물대포·캡사이신 경찰 맞서 한밤까지 격렬 대치
물대포 맞은 농민 위중소식에 “살인정권 박살내자”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도로에는 경찰이 물대포로 발사한 최루액 섞인 물이 홍건했다.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에서 전국에서 올라온 10만여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은 6만8천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민중대회가 열렸다.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최한 이날 민중대회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다.
사방에서 빗발치는 물대포…경찰, 최루액까지 난사
오후 2시께부터 대학로, 서울역, 시청광장 등에서 청년, 빈민, 농민, 노동자 등은 부문별 사전집회를 연 뒤 속속 서울광장으로 모였다. 이들은 집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에 반대하고, 청년실업 문제,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오후 4시30분께부터 광화문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미 세종로사거리 일대에 차벽을 세워 놓은 경찰은 해산명령을 했지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했다. 이에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발사했다. 도로에는 물에 섞여 발사된 소화기 분말가루가 쌓여 온통 하얗게 변했다. 심지어 경찰은 쓰러진 사람을 향해 물대포를 쏘거나 멀리까지 조준 발사를 하기도 해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의 무차별 물대포 발사에 부상자도 속출했다. 특히 전남 보성에서 올라온 농민 백아무개(70)씨는 경찰이 거의 직사로 발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다. 백씨는 상당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 외에도 여기저기에서 부상자들이 구급차로 옮겨지는 광경이 목격됐다. 시민들은 “살인정권 폭력정권 박근혜 정권 박살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CBS 노컷뉴스 제공영상] 쓰러진 농민… 멈추지 않는 물대포
경찰의 최루액을 맞은 시민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고통스러워했다. 대학생 이아무개(22)씨는 “캡사이신 농도 기준을 한참 넘은 것 같다. 피부가 따끔거리고 눈도 많이 아프다. 애초 길을 이렇게 막아 놓고 시위대한테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에 밧줄을 맨 뒤 잡아당겨 차벽에서 끌어내기도 했다. 한때 동아일보사 앞의 차벽이 뚫리기도 했으나 이내 경찰이 겹으로 쌓은 차벽에 막혔다. 또 경찰이 친 차벽 위에서는 경찰버스를 끌어내려는 노동자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했다. 경찰은 버스 위에서 캡사이신을 쏘는가 하면, 시위대가 버스에 오르지 못하도록 버스에 콩기름을 붓기도 했다. 차가 아닌 손으로 발사하는 물대포도 등장했다. 경찰은 버스 위로 오르려는 시위대를 향해 내리꽂듯이 손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격해진 노조원들은 경찰을 향해 물통을 던졌다. 충북 음성에서 21년째 과일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유아무개(47)씨는 “농사지어야 돈이 안돼 적자가 심하니까 힘들어서 나왔다.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밝혔다. 유씨는 최루액을 뒤집어 써 온몸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고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온 경기 구리시민 강아무개(47)씨는 “해도 너무 한다. 왜 못가게 막는지 모르겠다. 이건 잘못된 거 아니냐”고 했다. 민중총궐기대회, 차벽에 균열…경찰, 최루액 살포 이날 행진에 앞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함께 싸우면 승리하고 불의한 정권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 싸워도 바뀌지 않는다는 패배의 굴레를 벗어던지자”고 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의 여성 참가자들은 분홍색 단체복을 입고 색색의 풍선을 손에 든 채 대회 장소로 들어왔다. 경기도 하남에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다는 53살 여성은 “쉬운 해고에 반대해서 나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에서 온 알바노조 대구지부 사무국장 김은진(22)씨는 “노동 정책이 알바 노동자를 양산한다고 생각해 반대하러 나왔다”고했다. 최우리 박수지 황금비 현소은 기자 ecowoori@hani.co.kr, 영상 김도성 피디 박종찬 기자 ▶광화문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시민들 큰 불편
경찰의 최루액을 맞은 시민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고통스러워했다. 대학생 이아무개(22)씨는 “캡사이신 농도 기준을 한참 넘은 것 같다. 피부가 따끔거리고 눈도 많이 아프다. 애초 길을 이렇게 막아 놓고 시위대한테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에 밧줄을 맨 뒤 잡아당겨 차벽에서 끌어내기도 했다. 한때 동아일보사 앞의 차벽이 뚫리기도 했으나 이내 경찰이 겹으로 쌓은 차벽에 막혔다. 또 경찰이 친 차벽 위에서는 경찰버스를 끌어내려는 노동자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했다. 경찰은 버스 위에서 캡사이신을 쏘는가 하면, 시위대가 버스에 오르지 못하도록 버스에 콩기름을 붓기도 했다. 차가 아닌 손으로 발사하는 물대포도 등장했다. 경찰은 버스 위로 오르려는 시위대를 향해 내리꽂듯이 손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격해진 노조원들은 경찰을 향해 물통을 던졌다. 충북 음성에서 21년째 과일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유아무개(47)씨는 “농사지어야 돈이 안돼 적자가 심하니까 힘들어서 나왔다.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밝혔다. 유씨는 최루액을 뒤집어 써 온몸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고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온 경기 구리시민 강아무개(47)씨는 “해도 너무 한다. 왜 못가게 막는지 모르겠다. 이건 잘못된 거 아니냐”고 했다. 민중총궐기대회, 차벽에 균열…경찰, 최루액 살포 이날 행진에 앞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함께 싸우면 승리하고 불의한 정권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 싸워도 바뀌지 않는다는 패배의 굴레를 벗어던지자”고 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의 여성 참가자들은 분홍색 단체복을 입고 색색의 풍선을 손에 든 채 대회 장소로 들어왔다. 경기도 하남에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다는 53살 여성은 “쉬운 해고에 반대해서 나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에서 온 알바노조 대구지부 사무국장 김은진(22)씨는 “노동 정책이 알바 노동자를 양산한다고 생각해 반대하러 나왔다”고했다. 최우리 박수지 황금비 현소은 기자 ecowoori@hani.co.kr, 영상 김도성 피디 박종찬 기자 ▶광화문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시민들 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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