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대회 논란 점검
경찰, 물대포 직사 응수…방사포로 얼굴에 최루액 쏘기도
본대회 시작도 전 차도 막아 ‘공방’
횃불 던지자 참가자들이 제지도
주최쪽 “차벽주변 과격행위만 강조”
경찰, 물대포 직사 응수…방사포로 얼굴에 최루액 쏘기도
본대회 시작도 전 차도 막아 ‘공방’
횃불 던지자 참가자들이 제지도
주최쪽 “차벽주변 과격행위만 강조”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는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7시간 동안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벌어진 폭력 양상은 철저히 ‘차벽 중심적’이었다. 어떻게든 차벽을 사수하려는 경찰과 차벽을 뚫으려는 시위대가 맞부딪쳤다.
이날 경찰은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본대회’가 열리기 한시간 전부터 일대 차도를 완전히 봉쇄했다. 곧이어 태평로와 광화문광장 쪽 인도에 한두명이 드나들 정도의 ‘숨구멍’(보행통로)만 남겨놓고 ‘우물 정’(井) 자 모양으로 차벽을 세웠다.
시작은 밧줄과 물대포였다. 오후 4시30분께 서울광장의 시위대 본진이 광화문광장 쪽 도로로 나서자 경찰은 곧장 해산 방송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경찰버스 바퀴에 갈고리가 달린 밧줄을 여러겹으로 걸어 끌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오후 5시께부터 직사로 물대포를 쏘며 대응했다. 시위대 일부는 쇠파이프와 접이식 사다리, 각목 등을 휘둘러 경찰버스 유리창을 깨뜨렸다. 시위대는 경찰버스 10여대를 끌어냈고 버스 바퀴를 완전히 떼어내기도 했다. 일부가 밧줄을 차벽 위로 던져 타고 오르려 하자, 경찰은 방패와 긴 막대로 밀어내며 이를 저지했다.
시위대가 끌어낸 경찰버스의 빈 공간을 경찰 기동대가 메우자 일부 시위대는 페트병과 진흙 등을 기동대를 향해 집어던지거나 쇠파이프와 우산을 휘둘렀다. 경찰은 물대포에 이어 물총처럼 생긴 장비(방사포)로 시위 참가자의 얼굴을 향해 직접 최루액을 뿌리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폭력 행위를 자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밤 10시께 태평로에서 시위대 중 누군가가 경찰 차벽을 향해 횃불 하나를 던지자 주변에선 “던지지 마세요”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행사가 끝난 뒤 시위대는 들고 온 횃불을 한데 모아 껐다. 경찰은 밧줄·사다리·쇠파이프 등의 시위 도구를 사전에 조직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최 쪽은 “수십개 단체에서 수만명이 참여한 집회였다. 차벽 주변 일부 시위대의 폭력 양상을 부풀려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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