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물대포 중태’ 백남기씨 쾌유 기원 미사·촛불문화제 열려
회복될때까지 서울대병원 본관 앞서 매일 오후 4시 미사
회복될때까지 서울대병원 본관 앞서 매일 오후 4시 미사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직사하는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8)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미사와 촛불문화제가 17일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선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미사’가 열렸다.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백씨가 회원으로 있는 가톨릭농민회 소속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 서북원 신부(수원교구)가 미사를 집전했다. 이들은 백씨가 회복될 때까지 매일 오후 4시 이곳에서 미사를 연다고 밝혔다.
저녁 7시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서는 한 손엔 촛불을, 다른 한 손엔 노란 손팻말을 든 300여명이 4줄로 늘어 앉아 인도를 가득 메웠다. 손팻말엔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투쟁본부)가 백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취지로 이날 촛불문화제를 마련했다.
문화제 사회를 본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쌀값을 20만원(80㎏)으로 인상하겠다고 농민한테 약속했는데 지금 오히려 더 떨어졌다. 그 약속을 지키라고 백남기 농민은 먼 곳에서 새벽밥 드시고 오셨다. 그를 누가 폭도라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날 우리 농민 대오의 평화로운 행진을 막은 것은 거대한 차벽이었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에서 온 농민 장부식씨도 마이크를 잡고 “농민이 풀뿌리 정신이 강해 죽어라 밟아도 절대 죽지 않는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경찰이 무방비인 사람을 물대포로 쏘면 말이 되느냐”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했다. 이날 함께 촛불을 든 대학생 김한울(24)씨는 “14일 집회에도 참여했었는데 농민 분이 강해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병원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백씨의 의식이 회복되더라도 뇌에 산소공급이 정지된 시간이 길어서 뇌사나 마비 증상이 올 수 있다고 가족들한테 들었다”고 전했다.
투쟁본부 쪽은 “과잉진압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강신명 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한다”고 밝히며 이날 낮부터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황금비 박수지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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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서 농민 백남기(68)씨 쾌유 기원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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