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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계종 “공권력 투입은 한국불교 짓밟는 것”

등록 2015-12-09 10:39수정 2015-12-09 10:55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일감 스님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한 경찰 공권력 투입과 관련 조계종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5.12.9 연합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일감 스님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한 경찰 공권력 투입과 관련 조계종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5.12.9 연합
일감 스님 “한상균 거취 신속 결정 촉구”
경찰이 9일 오후 4시 이후 조계사에 피신한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예고한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이 “경찰의 공권력 투입은 한국 불교를 짓밟는 것”이라며 경찰의 조계사 경내 진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 위원장에게는 거취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주문했다.

조계종은 이날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병력이 조계사를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조계종 대변인인 일감 스님(조계종 기획실장)은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단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 개인을 강제 구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계종, 나아가 한국 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또 “경찰병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일감 스님은 한 위원장에게는 “80만 조합원의 대표로서 겪고 있을 심적 부담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평화적인 집회시위 문화에 전기를 마련한 것처럼 공권력 투입이라는 폭력의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조계사에는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는 법조계, 문화예술계, 학계의 방문도 이어진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 조계사 주지인 지현 스님과의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송주명(한신대), 이도흠(한양대) 교수 등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교수들도 이날 오후 조계사를 찾는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염무웅 문학평론가, 정희성 시인, 정지영 영화감독 등이 조계사를 방문해 도법 스님, 지현 스님과의 면담을 요청한다.

한편 이날 오전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600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경찰 인원을 늘려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시작하면 1000명 규모의 경찰병력이 한 위원장 체포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전날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계획이 나온 뒤, 이를 막기 위해 오후 4시를 전후해 수도권 지역 조합원을 조계사 주변으로 모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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