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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 추방 시한 40분전 통보…직원들 맨몸만 빠져나와

등록 2016-02-11 21:34수정 2016-02-12 08:17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 뒤 11일 오후 6시께 남쪽 군인들이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 우리 쪽 차량 통행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파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 뒤 11일 오후 6시께 남쪽 군인들이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 우리 쪽 차량 통행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파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직원들이 전한 개성공단 ‘추방’ 현장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북한이 11일 개성공단 내 자산을 전면 동결하고 남쪽 인원 추방으로 응수하자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위치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창신금속 대표 박창수(70)씨는 “이제 다 끝난 것처럼 매우 비통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6년째 스테인리스 그릇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씨는 “그동안 정부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은 게 140만달러인데 자산동결 조처로 이 돈을 모두 날리게 돼버렸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박씨는 또 “15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에게 ‘북쪽에서 만드는 거니까 당신들 자존심이니 잘 만들어야 한다’는 농담도 건네며 말이 통하는 정도까지 됐는데, 그런 걸 한순간에 끊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북 세관원들이 갑자기
짐실은 차량 막고 후진시켜”
“공단 주변엔 완전군장 군인들”
“공단 사망선고…이제 다 끝나” 낙담

북한이 자산 동결, 인원 추방 시한을 불과 40분 남기고 남쪽에 이 사실을 통보한 이날, 입주업체 관계자들은 급박하게 돌아간 개성공단 분위기를 전했다. 설 연휴에 개성 공장에서 당직을 하고 이날 오후 5시30분 출경하기로 돼 있던 한 업체 직원은 “북쪽 출입국관리소 앞에 원래 출경하기로 예정돼 있던 차량 50대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북쪽 세관원들이 화물을 실은 탑차 20여대와 짐을 실은 승용차 20여대 등 46대를 갑자기 후진시키며 출경을 제지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짐을 싣지 않은 탑차 2대는 남쪽으로 나올 수 있어서 그 차에 함께 타고 왔다”고 했다. 이 업체의 경우 그나마 낮에 11톤 트럭 1대가 개성으로 들어가 완제품과 값나가는 자재 위주로 싣고 나왔다고 한다. 이 직원은 “보통 때 북쪽 출입국관리소 주변에는 10명 남짓 군인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날은 40~50명가량 배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오전에 입경했다가 오후 2시30분께 출경한 한 의류업체 직원은 “공단 주변 철조망 바깥에서 군인들이 오가는 것을 종종 봤지만 배낭을 멘 채 완전군장을 한 군인들은 오늘 처음 봤다”고 말했다.

북한의 급작스런 자산 동결 방침은 기업들에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기반시설은 차치하고라도 원부자재와 완제품, 소규모 생산설비를 옮길 수 있도록 그동안 입주업체들은 정부 쪽에 철수 시한을 조금이라도 늘리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는데, 북한의 급작스런 통보로 몸만 빠져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 됐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긴급이사회를 열어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으로 개성공단은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무리하고 부당한 결정을 한 정부의 책임에 합당한 정부의 후속 대책과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이들은 12일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비상총회를 열 예정이다.

김규남 윤영미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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