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숨진 안산 단원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등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저동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앞에서 해수부 장관 및 새누리당 추천 특조위원의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통령 조사’ 반발 사퇴한 황전원, 상임위원 추천…유가족 ‘반발’
새누리당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상임위원으로 황전원 전 특조위 비상임위원을 추천했다. 황 전 위원은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등의 참사 대응 관련 업무 적정성 등에 관한 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자 이에 반발해 사퇴한 바 있다. 이후 총선 출마를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해 당연퇴직됐던 황 전 위원이 총선 출마 포기 뒤 특조위에 복귀하려고 하자, 특조위와 유가족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정의화 국회의장이 황 전 위원을 여당 추천 상임위원(부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의안을 9일 제출한 것으로 나온다. 파견 공무원과의 갈등을 빚다가 지난달 18일 사퇴한 이헌 전 부위원장의 후임이다. 황 전 위원은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11월19일 “특조위가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할 경우 사퇴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날 ‘특조위가 대통령 조사 땐 여당 추천위원 전원 사퇴’라는 내용이 담긴 해양수산부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인 바 있다. 기자회견 나흘 뒤 열린 특조위 전원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결이 이뤄지자, 황 전 위원은 문건대로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다른 여당 추천위원들과 함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황 전 위원은 이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지난해 12월14일 새누리당에 입당했고, 특조위 위원에서 당연퇴직됐다. 그는 이후 경남 김해을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1월11일 예비후보에서 사퇴했다. 황 전 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특조위가 제출한 특별검사 임명안이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특조위 활동에 반기를 들고 사퇴했던 황 전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추천하자, 유가족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던 인물을 다시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새누리당이 특조위를 어떻게 보는 것인지 보여주는 일”이라며 “기가 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에서 공천 받지 못한 인물에게 차관급 자리를 내주는 ‘보은 인사’를 하는 건 부도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조위 쪽은 이날까지도 새누리당이 황 전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 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떳떳하지 못한 이력이라고 생각했는지 국회에 제출된 황 전 위원의 이력엔 특조위 비상임위원 내용 자체가 없다”며 “이런 사람이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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