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쪽 “교육 목적 이외의 행사는 면학 분위기 해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성균관대 학생들이 학내 강의실을 빌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학교가 ‘교육 목적 이외의 행사’라며 강의실을 대여해주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 조처에 대한 항의 뜻으로 학교 정문 앞에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9개 대학 연합 동아리인 인권네트워크 ‘사람들’의 성균관대 모임은 24일 성균관대 서울 캠퍼스에서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열기 위해 지난 17일 학교 쪽에 경영관의 한 강의실을 대여해달라고 신청했다. ‘경영학과 학생이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교 쪽이 강의실 대여를 불허하자, 경영학과 학생이 재신청을 해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학교 쪽은 이날 저녁 ‘다른 단체가 먼저 대여 신청을 했다’며 승인을 번복했다.
경영관 강의실의 대여 신청이 재차 반려되자 학생들은 다른 건물(수선관) 강의실에 대여를 신청했다. 학교가 신청 3일이 지나도록 승인 여부를 결정해주지 않아, 학생들은 직접 이 건물 행정실에 찾아가 대여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튿날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승인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민주 성균관대(동양학) 학생은 “22일 행정실 직원이 모임의 한 회원에게 전화해 ‘정치적인 행사에는 강의실 대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며 “학교의 자의적인 기준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담아 24일 저녁 6시30분에 학교 인문과학 캠퍼스(서울) 정문에서 간담회하겠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단과 대학에서 강의실 대여 신청을 반려한 것 맞다”며 “교육적 목적 이외의 행사를 하게 되면 옆 강의실 소음 문제 등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어 우려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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