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토요판이 좋냐?? 확실한 대답을 드릴게요

등록 2016-04-08 19:11수정 2016-04-08 21:15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안녕하세요. 새로 토요판 에디터가 된 최우성입니다. 원래 이 지면은 에디터가 평소 친절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기자들을 콕 집어 ‘등판’시키는 공간인데, 셀프 등판하려니 멋쩍고 쑥스럽네요(저, 친절합니다). 토요판 구성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임을 넌지시 밝혀드립니다.^^ 얼마 전 사내 정기인사에서 전임 고경태 에디터가 신문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제가 그 공백을 메우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한겨레> 토요판은 창간 이래 4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전임 에디터의 색깔이 아주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한편으론 불쌍한, 다른 한편으론 ‘간 큰’ 후임자인 셈이죠. 어쩔 거야.

토요판과의 인연이 없진 않습니다. 2011년 하반기 사내에 토요판 창간준비팀이 꾸려질 때 참여했고, 2012년 초 정식으로 초대 토요판팀장을 맡아 5개월 남짓 일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물건을 내놓을지 궁금해하는 사내 동료들의 수군거림에 짓눌린 채, 팀장으로서 총대를 메고 60장짜리 창간호 커버스토리를 썼던 기억이 새롭네요. 실은 이 꼭지에도 한 차례 등장한 적 있습니다. 논설위원으로 일하던 지난해 봄입니다. 그리스 경제에 관한 글이었는데, 정작 내용보다는 사진 때문에 곤욕을 치렀죠. 제 딴에는 복면이 대세가 될 것임을 일찌감치 내다봤기에 프로레슬러와의 술자리에서 그의 복면을 빌려 쓰고 찍었던 옛 사진을 기꺼이 제공했더랬는데, 지인들로부터 주말 내내 조롱과 항의 문자에 시달렸습니다.

제 소개는 이쯤에서 마치고요. 이번 인사로 토요판 구성원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남종영 팀장과 허재현 기자가 다른 부서로 떠나고, 이문영 팀장과 김종철 선임기자가 합류했습니다. 떠난 이의 공백이 너무 크지만, 새 식구가 된 두 사람에게 거는 안팎의 기대도 적지 않습니다. 이문영 팀장의 빼어난 글솜씨는 유명하죠. 주변에선 그의 글투를 농담 삼아 문영체(‘무녕체’라고 써야, 왠지 필이 더 옵니다)라 부르기도 합니다. 오랜 경륜과 넓은 안목을 지닌 김종철 선임기자도 토요판 지면의 깊이와 무게를 한층 더해줄 겁니다. 에디터를 빼고 5명이 토요판팀을 이룹니다. 기존 멤버인 박기용·오승훈·박유리 기자와 새로 합류한 두 사람 등 5명의 캐릭터를 최대한 느껴보세요.

4년 전 <한겨레>가 기존의 토요일치 신문을 토요판이란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건, 그간의 익숙한 문법에서 과감히 벗어나려는 시도였습니다. 기사 쓰기와 편집, 지면 배치 등 상당한 변화를 줬지요. 성과도 있을 테고, 아직 부족하거나 혹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아무쪼록 끊임없이 ‘변신’하겠습니다. 조만간 새로워진 모습 보여드릴게요. 토요판을 한층 풍성하고 알차게 가꿔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의견이나 아이디어는 언제라도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부디.

틈나는 대로 끄적거리는 수첩(헉, 수첩에디터!)에 요즘 유독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일상 대화에서 입에 자주 올리기도 하고요(수첩에 적어둔 대로!). ‘헤테로’(hetero)입니다. 잡종? 이교도? 삐딱이? 주류에 밀리고 가려진 소수의 목소리와 몸짓을 귀히 여기자는 공감대가 널리 퍼져 있죠. 큰 틀에서 <한겨레>가 바라보는 지점도 그곳일 겁니다.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겠죠. 다만, 주류란 이름의 거대한 골리앗 자체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게 지금 세상의 모습 아닐까 싶습니다. 산업 패러다임, 사회제도, 가치…. 무너지는 건 한둘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수많은 헤테로들이 새로 건설해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다수를 향한 소수의 인정투쟁을 넘어, 아예 헤테로의 이름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겠죠.

최우성 토요판 에디터
최우성 토요판 에디터
완연한 봄입니다. 토요판 그딴 게 뭐가 중요한데, 그딴 거 읽으면 뭐할 건데 … 몽땅 망해라. 에고. 확실한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토요판, 그딴 거 무지 중요하고 읽으면 엔도르핀이 솟고, 무엇보다 결코 망하지 않겠습니다. 꾸벅.

최우성 토요판 에디터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