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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무현 소환날 그는 왜 웃었을까

등록 2016-05-27 10:58수정 2016-05-27 21:39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소환되던 날, 홍만표 수사기획관(당시)이 창밖을 내다보며 웃고 있다. 그가 바라본 곳은 청사 뒤편의 ‘몽마르뜨 공원’으로,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모여 진을 치고 있는 장관을 흥미롭게 여긴 것이다. 연합뉴스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소환되던 날, 홍만표 수사기획관(당시)이 창밖을 내다보며 웃고 있다. 그가 바라본 곳은 청사 뒤편의 ‘몽마르뜨 공원’으로,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모여 진을 치고 있는 장관을 흥미롭게 여긴 것이다. 연합뉴스
[토요판] 커버스토리 / 논란 빚은 한 장의 사진
홍만표 변호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7년 전 이맘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소환될 당시 웃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30일 오후 1시30분 대검찰청에 소환됐다. 같은 날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다른 검찰 관계자와 함께 대검 청사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사진은 인터넷에 떠돌면서 마치 홍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장면을 보면서 웃는 것처럼 묘사됐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검찰 고위 간부가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 나오는 것을 즐기는 듯한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최근 홍 변호사의 검찰 소환 소식에 많은 누리꾼들이 이 사진을 거론하며 그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당시 상황에 대한 검찰 쪽 설명은 조금 다르다. 사진이 찍힌 장소는 대검찰청 11층 중앙 통로였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곳은 노 전 대통령이 들어온 대검 청사 앞마당이 아니라, 대검 청사 뒤편에 있는 ‘몽마르뜨 공원’이다. 이 공원의 언덕에는 대검 청사 안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찍기 위해 사진기자 수십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서초동 대검 청사 개관 이래 처음 보는 ‘장관’이었다. 홍 변호사와 또 다른 검찰 관계자가 웃었던 건 이런 사진기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 때문이지,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대검 소환되던 날
홍만표, 창밖 바라보며 웃는 모습 찍혀
‘노통’ 소환 즐기나 비난 줄이어
뒤편에 모인 사진기자 모습 본 것

당시 홍 변호사와 함께 대검에서 근무한 검찰 관계자는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장면을 바라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함께 중수부장실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당시 함께 온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함께 차를 마시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전직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수사기획관이 준비할 게 얼마나 많았는데 한가하게 소환 장면을 구경하고 있었겠나. 당시 수사팀의 분위기도 무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1년 출간한 <운명>에는 검찰 소환 당시 상황이 간략하게 묘사돼 있다. 문 전 대표는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공손한 말투로 어떻게 건방질 수가 있겠나. 수사팀 자체에 대한 반감 탓에 문 대표가 그렇게 느낀 것 같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수사팀의 과도한 언론플레이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검찰을 떠나자마자 “논두렁 시계는 국정원에서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하고 돌아다녔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국정원의 공작 탓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인규 변호사는 중수부장을 그만두기 직전까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뒤 관련 수사를 전면 중단한다는 대검 수뇌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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