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소환되던 날, 홍만표 수사기획관(당시)이 창밖을 내다보며 웃고 있다. 그가 바라본 곳은 청사 뒤편의 ‘몽마르뜨 공원’으로,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모여 진을 치고 있는 장관을 흥미롭게 여긴 것이다. 연합뉴스
[토요판] 커버스토리 / 논란 빚은 한 장의 사진
홍만표 변호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7년 전 이맘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소환될 당시 웃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30일 오후 1시30분 대검찰청에 소환됐다. 같은 날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다른 검찰 관계자와 함께 대검 청사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사진은 인터넷에 떠돌면서 마치 홍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장면을 보면서 웃는 것처럼 묘사됐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검찰 고위 간부가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 나오는 것을 즐기는 듯한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최근 홍 변호사의 검찰 소환 소식에 많은 누리꾼들이 이 사진을 거론하며 그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당시 상황에 대한 검찰 쪽 설명은 조금 다르다. 사진이 찍힌 장소는 대검찰청 11층 중앙 통로였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곳은 노 전 대통령이 들어온 대검 청사 앞마당이 아니라, 대검 청사 뒤편에 있는 ‘몽마르뜨 공원’이다. 이 공원의 언덕에는 대검 청사 안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찍기 위해 사진기자 수십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서초동 대검 청사 개관 이래 처음 보는 ‘장관’이었다. 홍 변호사와 또 다른 검찰 관계자가 웃었던 건 이런 사진기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 때문이지,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대검 소환되던 날
홍만표, 창밖 바라보며 웃는 모습 찍혀
‘노통’ 소환 즐기나 비난 줄이어
뒤편에 모인 사진기자 모습 본 것 당시 홍 변호사와 함께 대검에서 근무한 검찰 관계자는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장면을 바라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함께 중수부장실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당시 함께 온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함께 차를 마시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전직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수사기획관이 준비할 게 얼마나 많았는데 한가하게 소환 장면을 구경하고 있었겠나. 당시 수사팀의 분위기도 무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1년 출간한 <운명>에는 검찰 소환 당시 상황이 간략하게 묘사돼 있다. 문 전 대표는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공손한 말투로 어떻게 건방질 수가 있겠나. 수사팀 자체에 대한 반감 탓에 문 대표가 그렇게 느낀 것 같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수사팀의 과도한 언론플레이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검찰을 떠나자마자 “논두렁 시계는 국정원에서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하고 돌아다녔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국정원의 공작 탓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인규 변호사는 중수부장을 그만두기 직전까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뒤 관련 수사를 전면 중단한다는 대검 수뇌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홍만표, 창밖 바라보며 웃는 모습 찍혀
‘노통’ 소환 즐기나 비난 줄이어
뒤편에 모인 사진기자 모습 본 것 당시 홍 변호사와 함께 대검에서 근무한 검찰 관계자는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장면을 바라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함께 중수부장실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당시 함께 온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함께 차를 마시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전직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수사기획관이 준비할 게 얼마나 많았는데 한가하게 소환 장면을 구경하고 있었겠나. 당시 수사팀의 분위기도 무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1년 출간한 <운명>에는 검찰 소환 당시 상황이 간략하게 묘사돼 있다. 문 전 대표는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공손한 말투로 어떻게 건방질 수가 있겠나. 수사팀 자체에 대한 반감 탓에 문 대표가 그렇게 느낀 것 같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수사팀의 과도한 언론플레이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검찰을 떠나자마자 “논두렁 시계는 국정원에서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하고 돌아다녔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국정원의 공작 탓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인규 변호사는 중수부장을 그만두기 직전까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뒤 관련 수사를 전면 중단한다는 대검 수뇌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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