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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넥슨, 광고가보다 우병우 처가에 150억 더 줘

등록 2016-08-16 01:28수정 2016-08-16 01:32

‘뇌물성 거래’ 의혹 재점화

우수석 처가-넥슨 거래 한달 전
강남역 땅 급매매 광고 확인돼
부동산 업자들 34번지 땅 이유로
“개발 가치 없다” 낮은 가격 책정

넥슨쪽 거래때 우 수석 염두한듯
“진경준에 공짜로 주식 준 것처럼
우수석에 보험 든게 아니냐” 관측
넥슨이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 소유의 서울 ‘강남역 땅’을 당시 부동산 광고에 나온 땅값보다 비싸게 사준 것으로 15일 드러나면서 넥슨이 우 수석을 겨냥해 일종의 뇌물성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10년 2월에 부동산 투자 인터넷 카페 ‘부동산을 사랑하는 부자들 모임’에 올라온 광고에는 우병우 처가 소유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5-20, 825-21, 825-31, 825-34 4필지(3371㎡, 1020평)의 매매가가 1173억원으로 나온다. 넥슨이 우 수석 처가 쪽에 지불한 1326억원보다 무려 153억원이나 적다. 물론 광고에 나오는 매매가가 매도인(우 수석 처가)이 희망하는 가격과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시 부동산중개업자들이 거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적정가’라는 점에서 넥슨이 우 수석 쪽에 상당한 혜택을 줬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적정가를 넥슨이 지불한 가격보다 낮게 책정한 것은 우 수석 쪽이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34번지(7평) 땅 때문으로 보인다. 인터넷 카페에 광고를 올린 김아무개씨는 최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 수석 처가 쪽이 내놓은 부동산은 당시 볼펜처럼 길게 끼인 땅(34번지)을 같이 매입하지 못하면 개발 가치가 없는 것이었다. 광고를 보고 나한테 거래를 문의해온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둘째 줄 가운데)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둘째 줄 가운데)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넥슨은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010년 3월 우 수석 처가 쪽에 ‘평당 1억3000만원(총 1326억원)에 땅을 사겠다’는 매수의향서를 보냈다. 우 수석 쪽이 34번지 땅의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데도 적정가보다 150억여원이나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넥슨은 ‘미소유 토지(34번지)가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전까지 (우 수석 처가 명의로) 소유권이 확보돼 매매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2011년 3월18일 매매계약 체결 때에는 34번지 땅의 소유권 확보 기간을 최장 12개월까지 연장해주는 또다른 특혜를 베풀었다.

넥슨 쪽이 이처럼 특혜성 거래를 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당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었던 우 수석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광고에 등장하는 대로 당시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우 수석 처가 소유의 부동산을 우 수석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사옥 부지를 물색하던 넥슨 쪽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준 것처럼 우 수석 쪽에도 일종의 ‘보험’을 든 게 아니냐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기업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일선 지검의 특수부를 총괄하는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업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인물이다. 특히 넥슨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분쟁을 겪고 있었다. 김정주 창업주로선 진경준 전 검사장보다 훨씬 잘 나가던 우 수석에게 보험을 들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김정주 창업주가 우 수석 처가 쪽과 뇌물성 거래를 했는지를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이진동)가 우 수석 처가 쪽의 탈세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고, 특수3부(부장 최성환)는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횡령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춘재 서영지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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