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팀의 압수수색이 8곳에서 전방위로 실시됐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우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을 압수수색한 수사관들이 압수물이 든 봉투를 들고 나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검찰 특별수사팀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한 물품을 가지고 건물을 나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은 29일 우 수석 가족이 100% 지분을 보유한 ㈜정강과 우 수석 처가의 서울 ‘강남역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준 넥슨코리아, 우 수석 장남의 의경 ‘보직 특혜’와 관련된 서울지방경찰청 등 모두 8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4일 특별수사팀이 출범한 지 닷새 만에 이뤄진 본격적인 강제수사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우 수석에 대한 감찰 내용을 <조선일보>에 누설한 혐의로 고발된 이석수 대통령 특별감찰관과 해당 언론사 기자의 휴대전화, 그리고 특별감찰관 사무실도 포함됐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이날 인사혁신처에 사표를 제출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고소고발됐거나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 가운데 현재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곳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우 수석을 비롯한 수사 대상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반포동 ㈜정강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수색했다. 우 수석 가족은 정강의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 마세라티를 리스해 사용하고 통신비 등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정강 관련 의혹을 수사하려면 사무실보다는 우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이상철 차장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차장이 우 수석 아들을 자신의 운전병으로 인사발령 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우 수석과 관련은 없는지 조사 중이다. 또 우 수석 아들의 휴가·외박 등 다른 특혜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을 정강 회삿돈의 횡령·배임 의혹과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등 의혹으로 검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우 수석 처가 소유의 서울 ‘강남역 땅’을 시세보다 150억여원이나 비싼 1300억여원에 사준 넥슨코리아 본사도 이날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뇌물)로 압수수색을 당한 지 40여일 만이다.
검찰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 청진동 특별감찰관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특별감찰관과 그와 통화한 <조선일보> 기자의 휴대전화도 각각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이날 <한겨레> 통화에서 “오늘 압수수색 받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이 기관(대통령 특별감찰관)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인사혁신처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지훈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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