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
퇴직자 받는 ‘양우회 연구비’에
법적 근거없이 상당액 기금 출연
기획담당관이 지급액 결재
퇴직자 받는 ‘양우회 연구비’에
법적 근거없이 상당액 기금 출연
기획담당관이 지급액 결재
국가정보원이 법적 근거가 없는 직원 공제회인 양우회(옛 양우공제회)에 기금을 지원하고 양우회 공제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양우회에 대해 ‘직원들 상조회로 국정원과 무관하다’고 밝혀온 국정원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겨레>가 확보한 양우회 관련 소송 기록을 보면, 국정원 예산에서 양우회 기금이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동부지법은 국정원 전직 간부 ㅎ씨가 연구비(품위유지비)를 지급하라며 양우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해 4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국정원이 양우회에 기금을 지원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6단독 이상아 판사는 판결문에서 “연구비를 지급하는 재원은 국정원 소속 연구회원들(직원)의 급여에서 공제되는 연구회비 외에 국정원이 지원한 ‘양우회 기금’으로 이뤄진다”며 “(직원들이 내는) 연구회비보다 (국정원이 지원한) 양우회 기금이 재원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급 이상 국정원 직원들은 퇴직할 때 기본적으로 받는 공무원연금 외에 공제회 격인 양우회의 퇴직금인 ‘양우급여’와 ‘연구비’ 명목의 품위유지비 등 3가지 돈을 받는데, 품위유지비 재원의 상당부분이 국정원 기금이라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국정원은 또 기존 해명과 달리 양우회 공제·운영 업무도 도맡아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겨레>가 입수한 국정원의 ‘양우급여(상조금·상조원리금) 지급 신청서’를 보면, 국정원 직원이 양우급여를 신청할 때 소속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양우회가 지급하는 양우급여 지급액을 국정원 기획담당관이 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우회는 자발적 상조회로 국정원과 무관하다’는 설명과 달리 국정원과 양우회가 분리돼 있지 않은 것이다.
국정원은 “양우회에 물어보라”며 <한겨레> 취재에 답변을 모두 거부했다. 양우회 경영총괄부장이라고 주장하는 이름 밝히기를 꺼린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정원 기금을 지원받지 않는다”며 “현직은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국정원의 `양우급여 지급 신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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