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조문객 맞이하며 눈물 훔치기도
문재인 안철수 등 정치인과 방송인 김제동씨도 찾아
매일 저녁 7시 장례식장 앞에선 촛불문화제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에 마련된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백남기(69)씨 사망 다음날인 26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지난밤 부검 집행을 막겠다며 시민 300여명이 장례식장 주변을 지키며 밤을 새웠지만, 이날 오전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이 기각된 뒤, 경찰은 10여명만 장례식 주변에 남기고 일제히 병력을 철수시켜 잠시 긴장이 풀리기도 했다.
낮시간에는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랐다. 이날 오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빈소를 방문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이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도 이날 새벽 빈소를 방문해 조문한 뒤, 빈소를 지키던 청년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격려했다. 한양대 등 일부 대학 캠퍼스에서도 백씨의 추모분향소가 마련됐다.
퇴근 시간인 저녁 6시 이후에는 빈소를 찾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몰렸다. 6시 이후부터 늘어난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밤 9시 넘어서까지 장례식장 밖까지 길게 이어졌다. 저녁 7시부터 장례식장 앞에서 시작된 촛불문화제에는 경찰 추산 600여명이 시민이 참여해 장례식장 앞을 빽빽이 메웠고, 자리를 잡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뒤에 서서 함께 하기도 했다.
백남기 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검은 불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들은 백남기 대책위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로 개편하고 오는 29일 비상시국선언, 다음달 1일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매일 저녁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추모 촛불집회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