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한국사회 바꾸는 시민연대 위해 ‘밥심’이라도 보태야죠”

등록 2016-10-02 21:19수정 2016-10-08 10:17

‘희망포장마차’ 주인 오영애씨
‘백남기 농민 빈소’ 출동 봉사
“주검 지킴이들에 라면이나마…”

노사모 후원하려 전국 돌며 시작
1988년 ‘한겨레’ 부산지사 돕기도
백남기 농민의 빈소인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노란색 포장마차가 등장했다. 지난달 25일 경찰이 고인의 주검마저 탈취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킴이를 자저한 시민들이 밥을 굶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오영애(57·사진)씨의 ‘희망포장마차’다.

“저 봐라. 또 온다. 또 와.” 천막생활 6일째인 지난 1일 끊임없이 도착하는 배달차를 보며 그는 반가움반 걱정반 말했다.

“첫날 하루 컵라면이라도 끓여주고 싶어 주머니 털어 왔는데 저렇게 전국 곳곳에서 보내주는 라면이며 햇반이며 물이며 음식이 쌓여서 모른척 두고 가지를 못하고 있네요.”

매일 라면 20박스씩을 끓여내고 있는 그는 비록 몸은 고되지만이름 없는 후원자들이 있어서 대한민국이 아직 살아갈 만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대부분 처음 만난 이들이라고 했다. “아침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장시간 서서 일하는 중노동이라서 누구에게 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어요. 자발적으로 와서 도와주니 그저 고맙죠.”

그는 노사모 아이디 ‘소나무’로 더 알려져 있다. 노무현 후보의 경선과 대선 때 희망포차를 몰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후원금을 모았다. 그뒤 아프고 힘없고 배고픈 약자들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그와 포차가 뜬다.

오씨는 <한겨레>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88년 창간 때 부산 영주동에 있던 부산지사(지사장 문재인)에서 1년간 신문배달과 함께 일을 도왔다. “우리가 만든 신문이라 생각했어요. 한글쓰기·가로쓰기 등 획기적으로 변화를 준 신문이기에 자랑스러웠어요.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죠.”

그때 부산주재 이수윤(2013년 작고) 기자가 차도 없이 버스타고 취재를 다니며 전화로 기사 내용을 불러주면 사무실에서 받아 적어 서울 편집국에 팩스로 보냈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살아있는 시민연대의 힘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한끼나마 따뜻하게 나누는 그 ‘밥심’으로 우리 사회를 희망적으로 바꿔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해요.”

희망포차로 보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인사하는 이들에게 그는 답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죄지요.”

2일 현재 음식 등 물품은 넘칠 정도로 답지하고 있어 빈소 이용료를 지불할 성금 후원이 필요한 상태다. 후원 계좌는 ‘농협 023-01-495121 가톨릭농민회’, 물품은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28번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밥차 백남기농민 지킴이 앞’으로 보내면 된다.

글·사진 김미경 주주통신원 mkyoung60@hanmail.net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명태균, 대통령실 취업 등 청탁 대가로 2억”…검찰 진술 확보 1.

[단독] “명태균, 대통령실 취업 등 청탁 대가로 2억”…검찰 진술 확보

강혜경 “말 맞추고 증거 인멸”…윤 부부 옛 휴대전화 증거보전 청구 2.

강혜경 “말 맞추고 증거 인멸”…윤 부부 옛 휴대전화 증거보전 청구

버려져 외려 드러난 죽음 ‘암장’...몇 명이 죽는지 아무도 모른다 3.

버려져 외려 드러난 죽음 ‘암장’...몇 명이 죽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루 만에 10도 뚝…3일 최저 -7도, 바람까지 4.

하루 만에 10도 뚝…3일 최저 -7도, 바람까지

소방서에 배송된 ‘감사의 손도끼’…“필요할 때 써 주시오” 5.

소방서에 배송된 ‘감사의 손도끼’…“필요할 때 써 주시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