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대책위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연 백남기 농민과 관련한 상황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백도라지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부검 시도에 대해 사인이 명백해 부검은 불필요하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바꿔 책임을 모면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의 강제집행에 반대하는 변호사들의 성명이 또 나왔다. 앞서 지난 9일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 변호사 119명이 ‘유족의 동의 없는 부검영장 집행은 위법’이라는 취지의 성명을 낸 바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17일 인권위원회(위원장 오영중)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백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변회는 먼저 “유족의 의사에 반하는 부검영장은 정당한 공무집행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변회는 “법원은 부검의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위해 유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며, 부검 장소와 참여에 대해서도 유족의 의사를 따르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국정감사에서 법원행정처와 서울중앙지법이 이 같은 제한이 의무사항이라고 밝힌 점도 언급했다.
이어 진상규명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검·경을 비판했다. 서울변회는 “끝내 사과를 거부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을 비판한 뒤, “검찰은 뚜렷한 원인으로 쓰러져 병상에 누워 있다 사망한 경우인데도 이례적으로 부검을 하겠다고 영장을 청구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범죄는 국가·경찰이 조직적 결행 때문에 백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공권력이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먼저 살수차 사용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확인, 진심 어린 사죄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유족과 시민사회의 불신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