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해 11월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지난달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을 23일 강제집행하려고 시도 중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 35분께 “오전 10시에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한다”고 백남기 투쟁본부 쪽에 통보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에 따라 충돌도 감수할 수 있다”며 “일단 유족 면담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오전 10시 형사들과 함께 서울대병원을 찾아 유족 면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투쟁본부 쪽 인사 수백명은 스크럼을 짜고 몸에 쇠사슬을 이어 묶은 채 강력 저항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정재호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도 경찰 진입을 입구에서 막고 있다. 경찰은 병력 9개 중대(700여명)를 인근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이날은 백씨가 지난달 25일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한 지 29일째이며, 경찰이 지난달 28일 발부받은 부검영장 집행 시한(10월25일) 만료 이틀 전이다. 경찰은 그동안 부검영장 집행을 협의하자며 6차례 백씨 유족과 투쟁본부에 요청했으나 유족 등은 부검할 이유가 없다며 응하지 않았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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