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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검 충돌에 최재경 짐싸고...검찰은 ‘우병우 직무유기’ 겨눠

등록 2016-11-23 21:47

민정수석·법무장관 동반 사의

최재경 사의에 엇갈리는 해석
청 “‘박대통령 주범’ 공소장에 반발
김수남 검찰총장 책임론 주장한 것”
검 “피의자 입건 못막아 처지 난감
청와대 강한 반발에 환멸 느낀 듯”
‘민정실 수사보고’ 싸고 공방도

검찰, 청와대에 공세 이어져
민정실 특별감찰반 압수수색 카드
‘최순실 묵인, 우병우 관련’ 안 숨겨
일선 검사들, 청와대 반발에 격앙
“검찰수사 불응은 법치주의 부정”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은 박근혜 대통령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청와대의 대립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검찰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의 전례 없는 동반 퇴진에도 불구하고 23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하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검찰과 청와대는 이날 최 수석의 사표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청와대 쪽은 최 수석이 박 대통령을 ‘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으로 명시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표를 낸 것으로 해석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최 수석이) 검찰의 수사가 중립적이지 않다고 보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인격살인”,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등 원색적인 말로 비난한 바 있다. 최 수석이 “수사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주변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말도 청와대 쪽에서 나온다.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과 동반 사표를 제출한 것은 김수남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총장도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내라는 일종의 압박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수사 상황이 민정수석실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 검찰 쪽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의 이런 해석을 반박했다. 한 검찰 간부는 “최 수석이 대통령 참모로서 피의자로 입건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그렇다고 검찰 수사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이 일종의 ‘역할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강한 반발이 사퇴 결심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청와대가 ‘막가파’식 행태를 보이는 것에 환멸을 느낀 것 같다. 수사 경험이 많은 최 수석으로선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작성한 검찰의 공소장을 폄하하는 청와대의 행태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최 수석의 사표를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으로 보는 것을 불순한 의도로 해석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청와대에 보고할 수 있는 성격의 사건이 아니다. (청와대가) 보고를 문제 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현직 대통령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갖춰 수사를 진행했는데도 청와대가 수사결과에 불만을 품고 검찰을 공격하는 것에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이날 인천지검 이환우(39·사법연수원 39기)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불응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우리 사회의 근간인 헌법과 법치주의를 부정한 것으로 그 자체로 탄핵 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품격조차 내팽개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안에서는 현 청와대의 행태를 과거 참여정부 때와 비교해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비비케이(BBK) 사건에 연루된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를 무혐의 처리한 수사결과에 청와대 참모들이 반발하는 것을 보고, ‘내가 인사한 검찰의 수사결과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행태는 정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대한 압수수색 카드로 청와대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검찰 관계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관련이 있다”고 말해, 최순실씨의 전횡을 묵인한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민경 최혜정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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