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요한 시간에 머리가 뭐라고” “다 쥐어뜯고 싶다” 격한 반응
유경근 위원장 “유가족들이 알고 싶은 것은 ‘왜 구조하지 않았느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 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한 상황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를 받고도 올림머리 손질을 위해 90분 이상을 허비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단원고 희생자인 최진혁군 어머니 고영희씨는 7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미쳤구나. 무엇을 감추기 위해서 또 쇼를 하나. 그날(2014년 4월16일) 이른 시간, 저는 눈을 떴을 때 진짜 눈곱도 안 떼고 학교로 뛰어올라 갔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대통령이) 연출을 하기 위해서 올림머리를 했다. 진짜 (머리를) 다 쥐어뜯어 버리고 싶었다”고 감정이 북받친 듯 토로했다. 고씨는 방송에서 “그런데 (세월호 7시간) 그 뒤에 얼마나 더 큰 진실이 감춰져 있길래”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고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도 같은 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세월호 참사 당일) 그 중요한 7시간에 머리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며 “정말 (박 대통령) 머리채를 끌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정말 일반인 같으면 모자라도 쓰고 그냥 나갈 텐데, 그 중요한 시간에 머리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이런 이야기가 제발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국정원의 의혹, 이런 게 매우 많은데, 이번 (박영수) 특검 때는 중심 고리를 잡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특검이 제 역할을 해서 수박 겉핥기식 조사가 되지 않기를 유가족들은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민양 아버지인 김영오씨는 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 칠 때, 대통령이란 당신은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었습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김씨는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2년 8개월이 지나도록 (세월호 7시간이) 밝히지 않는 것입니까? 이제는 진실을 말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유예은양 아버지인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유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하려고 미용사를 불렀든, 세월호 가족들이 정말 알고 싶고 우리가 정말 밝혀내야 할 것은 ‘왜 구조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박근혜·청와대·국정원·해경·선원들이 그 시간에 뭘 했느냐가 아니라, 왜 구조하지 않고 죽였느냐’(가 핵심)”이라며 “박근혜 (감춰진 세월호) 7시간을 밝혀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