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박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확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6일 오후 지난 90일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특검 수사 결과 발표
최순실과 공모 뇌물수수·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 확인
정호성 통해 최씨에게 비밀 문건 유출 혐의도 확인
세월호 참사 당일 비선 진료 의혹은 확인 못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씨(구속기소)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구속기소)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피의자로 결론낸 90일간의 특검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영수 특검은 이날 직접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최순실에 대한 뇌물공여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 결과, 박 대통령은 2015년 9월14일~2016년 2월19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는 대가로 이 부회장한테서 213억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36억원을 최씨의 페이퍼컴퍼니인 코오스포츠 명의 계좌로 송금하게 했다. 또 정유라씨가 사용할 말 구입비용 등으로 41억원을 대신 지급하는 등 77억여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이 2015년 10월2일~2016년 3월3일 이 부회장이 최씨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등에 220억여원을 건넨 과정에서도 최씨와 공모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2016년 최씨의 부탁을 받고 최씨의 측근을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차그룹 등 15개 기업들을 상대로 미르재단 등에 돈을 내도록 강요한 과정에서도 최씨와 공모한 혐의가 확인됐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씨에게 47회에 걸쳐 공무상 비밀이 담겨 있는 문건을 유출한 혐의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비선 진료’ 의혹과 ‘세월호 7시간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했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비선 진료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이 비선 의료진은 김영재 원장 등을 통해 보톡스 시술 등을 한 사실은 확인됐다.

특검 관계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 무산으로 박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다 확인하지 못했다. 관련 법을 개정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