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7일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을 빚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대해 ‘면직’ 권고를 결정했다. 봉욱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곧바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하는 한편 이금로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이 전 지검장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당시 만찬에 참석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과 법무부 과장들은 모두 경고를 받았다.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은 이날 “조사 결과 대상자들의 비위가 확인돼 오늘 오전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감찰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감찰위는 징계여부·수위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찰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면직’청구가 타당하다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7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돈 봉투 만찬'사건을 조사해온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이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감찰반은 이 지검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감찰반은 “이 전 지검장의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 대한 격려금 및 음식물 제공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단해 수사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 전 국장 등 관련 고발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있어 수사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감찰기록을 이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이날 오전 지난달 18일 출범한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이 20여일 동안 벌인 감찰 내용을 두고 징계여부를 논의했다. 감찰위원회는 외부위원 9명과 내부위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종 징계는 법무부장관이 위원장인 검사 징계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지난 18일 꾸려진 법무부·대검 합동감찰반은 ‘국정농단 수사’를 이끌던 이 전 지검장이 안 전 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지난 4월21일 가진 저녁자리에 대한 대대적 감찰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100만원씩 건넸고, 안 전 국장은 수사팀에 70만~100만원을 줬다. 합동감찰반 구성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감찰반은 △법무부 검찰국장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서울중앙지검장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각 격려금의 지출과정이 적법 처리 여부 △청탁금지법 등 관련 법령 위배 여부 △법무·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 점검 등에 대해 감찰을 벌여왔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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