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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백남기 농민 쏜 살수차 지휘자도 살수 무경험자였다

등록 2017-09-28 16:42수정 2017-09-28 17:49

살수차 현장 지휘자 공춘한 장비계장 감찰 조서 입수
살수차 운전요원과 지휘자 모두 살수 경험 일천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2015년 11월 민중대회 현장에서 살수차를 현장 지휘한 책임자가 살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살수차 운전 요원들의 살수차 조종 경험이 일천했던 점이 먼저 드러난 바 있지만 현장 책임자도 살수 경험이 전무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새로 밝혀진 것이다.

<한겨레>가 입수한 공춘학 당시 서울청 장비계장(현 강서경찰서 방범순찰대장·당시 경위)의 경찰 감찰조서를 보면, 공 계장은 2015년 11월14일 서울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출석해 “수십회의 집회를 관리했었지만 살수를 사용한 것이 금번이 처음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 계장의 진술로 현장의 살수차 지휘 체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살수 지휘 경험이 처음인 공 계장에게 살수 판단 및 지휘를 위임한 것은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었고, 물포 사용 최초 승인자는 현장에 나와 있던 장향진 전 서울청 차장이라고 공 계장은 진술했다. 공 계장은 “최초 차장님이 단장님에게 살수 지시를 하셨고, 단장님이 저에게 일임을 하였던 관계로 최초 살수 지시 이후에는 제가 그때마다 지침을 무전을 이용해 지시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현장에서 직사 살수를 명령했다고 공 계장이 인정한 것도 확인됐다. 공 계장은 조사관의 “직사 살수 하라고 진술인이 지시했다는 건가”라는 물음에 “그렇다.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처음에는 곡사를 했었는데, 해산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직사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직사 살수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 계장은 직사 살수 때 가슴 아래 부분을 조준하거나 시위대의 거리가 20m 이하일 때 수압을 낮춰야 하는 등 살수차 운용 규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 계장은 ‘살수차 요원들에게 살수 교양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포 사용에 유의하라는 정도의 교양은 했다. 충남 차량(백남기 농민 공격 차량)의 경우 배치되자마자 살수를 시작해 별도의 교양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공 계장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상황을 몰랐다”고 말해 이부분은 향후 살수차 운전 요원들과 법정에서 진실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살수차 요원들은 공 계장의 무전 지휘를 받고 살수했다고 진술한 반면 공 계장은 “3대의 경찰버스 차량 지붕에서 이동하면서 상황을 관리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발생한 상황을 잘 몰랐다”고 주장했다.

공 계장이 현장 살수 지휘를 위임받은 책임자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여부가 주목된다. 백남기 농민의 유족이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한 대상에 공 계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확한 살수 지휘 체계를 유족이나 변호인 등이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장에 서울청 차장과 서울청 4기동단장이 엄연히 나와 있었는데도 살수차 지휘 경험이 전무한 이에게 현장 판단을 모두 위임했고 결국 사람을 죽게 만든 직사 살수가 적절했느냐는 논란 또한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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