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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살해 전날 경찰 앞에서 ‘어금니 아빠’ 딸과 통화도 했는데…

등록 2017-10-15 21:15수정 2017-10-15 23:12

피해자 가족, 실종신고 하러 와서
이씨 딸과 통화하며 복장 등 제보
경찰 “신고 하루 뒤 이양 알아” 주장
가출로 판단 초기대응 제대로 안해
지난 9월30일 밤 11시49분, 피해자 김아무개양 어머니가 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 망우지구대에서 ‘어금니 아빠’ 이아무개(35)씨 딸(14)과 통화한 휴대전화 기록. 경찰은 “주변이 시끄러워서 담당 경찰이 통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양 어머니 제공
지난 9월30일 밤 11시49분, 피해자 김아무개양 어머니가 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 망우지구대에서 ‘어금니 아빠’ 이아무개(35)씨 딸(14)과 통화한 휴대전화 기록. 경찰은 “주변이 시끄러워서 담당 경찰이 통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양 어머니 제공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아무개(35)씨 사건에서 경찰이 피해자 실종신고를 단순 가출신고로 판단해 피해자를 구할 수 있는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해자 부모가 처음 실종신고를 할 때부터 이씨 딸의 존재를 말했는데도 경찰이 주의 깊게 듣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15일 피해자 김아무개(14)양의 어머니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30일 밤) 지구대에서 실종신고를 할 때 (딸이)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 얘기를 하면서 경찰한테 ‘기다려봐라’고 하고는 그 앞에서 (이양과) 통화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양 어머니는 30일 밤 11시49분 지구대에서 이양과 통화해 딸 아이가 입은 옷 등 정확한 인상 착의를 듣고 경찰관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김양 어머니가 이양과 한 2분18초 통화기록은 <한겨레>가 입수한 김양 어머니 휴대전화 통화기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앞서 13일 진행한 브리핑에서 맨 처음 이양의 존재를 알게된 시점이 실종신고 접수 다음 날인 “1일 밤 9시께”라고 주장했다. 김양 어머니가 이양과 통화를 한 30일 밤 11시49분보다 하루 가까이 늦은 시점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당시 주변이 시끄러워서 담당 경찰이 김양 어머니와 이양 통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15일 해명했다.

그러나 김양 어머니는 “당시 지구대는 전혀 시끄럽지 않았고 이양한테 물어본 내용을 지구대 직원한테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폐회로텔레비전(CCTV) 확인하면 알 수 있다”고 다시 반박했다. 1일 낮 12시30분께 김양이 이씨 집에서 살해된 사실을 고려하면 김양 어머니의 초기 진술에 경찰이 주목하지 않은 점은 뼈아픈 초동 수사 실책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 초기 김양 ‘실종 신고’를 ‘단순 가출 신고’로 판단했다고 김양 어머니는 말했다. 김양 어머니는 “(경찰에) ‘이게 왜 가출이냐, 실종이다’라고 했더니, 경찰은 ‘부모님이 중2 심리를 모를 수 있다’고만 했다”며 “연락이 끊긴 지 12시간 안에 실종 신고를 하는 걸 ‘오버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중랑서 관계자는 13일 브리핑에서 “열네 살 여자아이들은 말없이 친구 집에서 자는 경우도 있어서 (단순가출로 판단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청 ‘실종·아동안전 업무 매뉴얼’을 보면, 실종아동 신고가 들어오면 지역 경찰과 관할 경찰서 여청수사팀 등이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중랑서 여청수사팀 경찰관은 현장에 나오지 않았고 지구대 직원만 현장에 와 김양 어머니와 면담하는 등 초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수지 이지혜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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