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광화문에 세우려다 무산
박정희 탄생 100돌 맞아 재추진
시민단체 “반대운동 펴나갈 것”
2011년 11월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부근에 세워진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박정희 재단)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세우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재단은 지난해에도 서울 광화문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박정희 재단은 오는 13일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을 맞아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 도서관 정면에 4m 높이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6일 밝혔다. 이 동상은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라는 단체에서 기증받은 것으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조각가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져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광화문 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혀 시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정의당 마포구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내어 “치욕을 기념할 순 없다”며 “박정희 동상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번주 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과 만나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운동을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적폐 중의 적폐인 박정희의 동상을 서울시 공공부지에 짓는 건 촛불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아직 박정희 재단이 서울시와 건립 심의 절차를 밟지 않은 상황인데, 심의 결과와 무관하게 박정희 동상 설립 계획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