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아이·반려동물 살피려다 내가 찍힐라…불안한 ‘IP 카메라’

등록 2017-11-07 20:09수정 2017-11-08 07:21

낮시간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 관찰용
최근 해킹 사건 잇따르며 불안감 확산
“비밀번호 교체·펌웨어 업데이트 해야”
지난 9월 가정집 등에 설치된 아이피(IP)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엿보고 관련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시킨 누리꾼 5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9월19일 오전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하드디스크와 동영상 등을 전시하고 범죄를 시연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제공
지난 9월 가정집 등에 설치된 아이피(IP)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엿보고 관련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시킨 누리꾼 5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9월19일 오전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하드디스크와 동영상 등을 전시하고 범죄를 시연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제공
‘워킹맘’ 지아무개(33)씨는 퇴근 뒤 귀가하면 가장 먼저 거실에 있는 아이피(IP·인터넷 프로토콜) 카메라부터 끈다. 올해 초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직하면서 2살 난 아들이 눈에 밟혀 산 이른바 ‘가정용 시시티브이(CCTV)’다. 직장에 있는 낮시간에 아이가 육아도우미와 잘 지내고 있는지, 소파에서 떨어지진 않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아이피 카메라를 해킹해 몰래카메라를 찍은 일당이 검거됐다는 소식을 잇따라 접하곤 영 불안하다. 지씨는 “우리집 카메라도 해킹 당할까봐 걱정되긴 하지만, 낮에 아이를 확인하지 않을 수도 없어서 저녁 땐 카메라를 꺼두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최아무개(31)씨는 출근 뒤 혼자 있을 반려묘가 염려돼 아이피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는 지난주 해킹 범죄 보도를 접한 뒤, 아이피 카메라 비밀번호가 제품 초기상태인 ‘12345’인 것을 확인하고 화들짝 놀랐다. 최씨는 “해킹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던 셈이어서 소름이 돋는다”고 털어놨다.

아이피 카메라를 설치한 사람들 사이에 불안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육아·반려동물 관련 커뮤니티엔 ‘사생활 유출’ 불안을 호소하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아이피 카메라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영상을 실시간 전송받을 수 있다. 해킹에 노출될 경우 사생활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셈이다.

잇단 해킹 사건에 카메라가 달린 노트북 사용자들도 덩달아 조마조마하다. 주로 집에서 작업하는 디자이너 원아무개(36)씨는 “노트북 카메라 해킹은 아이피 카메라보다 어렵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라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사용할 때를 제외하곤 카메라 렌즈를 포스트잇으로 가려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품의 초기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이 첫번째 보안수칙이라고 말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김도원 취약분석팀장은 “최근 문제가 된 아이피 카메라 해킹 피해자들은 비밀번호가 단순한 경우가 많았다”며 “초기 비밀번호를 숫자·영문·특수기호까지 포함한 복잡한 비밀번호로 바꾸고, 제품 펌웨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만으로도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도 불안할 경우엔 필요 시간 이외엔 카메라를 끄거나 렌즈를 천 등으로 가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