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집에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피의자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정씨의 거주지가 있는 미승빌딩. 연합뉴스
최순실(61·구속)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집에 침입해 정씨와 함께 있던 남성을 칼로 찌른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3시5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 있는 정씨의 집에 침입해 정씨와 함께 있던 마필 관리사 ㄱ씨의 왼쪽 옆구리 부위를 과도로 찌른 혐의(강도상해)로 이아무개(43)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택배기사로 위장하고 정씨 건물에 들어간 뒤, 경비원을 과도로 협박해 함께 정씨가 거주하는 6층으로 올라가 집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가 경비원을 케이블 끈으로 묶어 눕히고, 문을 열어준 보모도 제압한 상태에서 ‘정유라 나오라’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후 복층에 있던 ㄱ씨가 나와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칼에 찔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씨의 복층 집엔 1층에 보모와 정씨의 아들, 복층에 정씨와 ㄱ씨 등 모두 네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ㄱ씨와 엉켜 싸우고 있던 상황에서 오후 3시20분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검거됐다. 한양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ㄱ씨는 왼쪽 폐를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정씨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부터 정씨 곁에서 도운 마필 관리사로, 지난해 6월 정씨 아들이 덴마크에서 귀국했을 때도 동행했던 인물이다.
이씨는 경찰 조사 초기 “(정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카드 빚 2400만원을 갚기 위해 강도를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한다. 이씨는 약 1주일 전부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씨 집 위치를 알아냈고, 정씨 건물 주변을 여러차례 답사하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가 범행 전 이들의 재산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에 ‘최순실’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동기는 정씨가 돈이 많아 보여서”라며 “조사 결과 정씨나 최순실씨에 대한 증오나 정치적인 목적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무직이고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비 임재우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