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크로스핏 센티넬 아이에프시’(IFC) 회원인 이아무개씨가 센터 폐업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이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센터의 환불 계획을 믿을 수 없어 담보물 차원에서 로잉머신 4대를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의 크로스핏 센터가 폐업 소식을 불과 3일 전 통보하면서 회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회원 중 일부는 남은 등록비를 회수하겠다며 임의로 센터의 운동기구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서울 여의도 아이에프시(IFC)몰에 위치한 ‘크로스핏 센티넬 아이에프시(IFC)’는 오는 30일 영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불과 3일 전인 27일 회원들에게 기습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 관계자는 “경영 악화로 임대료가 밀리면서 30일자로 아이에프시몰과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고, 동시에 영업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센티넬 아이에프시의 모기업인 ㈜또리미티드 대표이자 호주 국적의 ㄱ대표는 27일 영업정지 통보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18개월에 300만원에 달하는 회원권을 이미 결제한 회원들은 센터의 기습폐업에 '날벼락'이라는 반응이다. 센터 회원 150여명은 28일 밤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대책을 논의하는가 하면, 이날 오전에는 회원 7명이 영등포경찰서에 ㄱ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회원인 이아무개(46)씨는 “지난 7월 아내와 함께 18개월치 회원권을 각 300만원에 결제해 잔여액이 520만원에 이른다”며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해서 경영이 어려운게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지만 회원수가 많아서 믿고 일시불로 샀는데, 갑자기 폐업을 한다고 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일부 회원들은 ‘환불이 안된다면 운동기구라도 챙기겠다’며 용달차를 불러 센터 내 운동기구를 가져가기도 했다. 폐업 소식을 들은 직후 센터에서 로잉머신 4대를 들고 나왔다는 이아무개(43)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센터의 환불 계획을 믿을 수 없어서 담보물 차원에서 로잉머신을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말렸지만, 흥분한 일부 회원들이 결제한 등록비만큼 가져가겠다면서 기구를 가지고 갔다. 현재 운동기구의 30%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영업정지 결정과 함께 급작스런 해고 통지를 받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센터 관계자는 “대표는 연락이 안되고, 하루 400여명 가까운 회원들이 직접 찾아와 항의하고 있다. 회사와 회원들 사이에서 직원들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직원들도 퇴직금 등 회사에 채무가 있기 때문에 막막하다”고 했다.
센티넬 아이에프시를 운영한 ㈜또리미티드는 2016년부터 삼성점과 을지로점이 잇따라 폐업하면서 재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스핏 업계 관계자는 “센티넬 을지로 지점이 재정 문제로 문을 닫으면서 아이에프시 지점도 언제 문 닫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크로스핏 시장이 2015년 전성기에 비해 요즘은 침체기라 버티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크로스핏 존(323.7㎡)과 부트캠프 존(239.39㎡)으로 이뤄진 아이에프시 센터의 총 면적은 904.08㎡에 이른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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