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세무회계학과 정희권 학생이 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행복기숙사 아름원 숙소에서 책을 읽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경희대학교 근처 민간 임대사업자들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행복기숙사가 신축된 2학기부터 원룸 거래 물량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경희대학교 주변 원룸촌은 크게 동대문구 이문동, 휘경동, 회기동 등 3개 동으로 나뉜다. 회기역에서 경희대 앞까지 이어지는 회기로~경희대로 사이에 자리한 원룸은 대학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 탓에 4~5평 원룸 기준 평균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회기역 인근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오아무개 공인중개사는 “2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나간 원룸 매물이 거의 없다. 경희대 인근에서만 쌓여있는 원룸 매물이 400여개 정도 된다”고 말했다. 경희대 인근에서 5년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아무개 공인중개사 역시 “신축기숙사 수용 인원이 1000명 정도로 대규모로 들어오다보니 2학기 원룸 거래량이 70% 정도 줄었다”고 했다.
기숙사 신축 이후 임대사업자들이 공실을 줄이기 위해 학생들과 월세가를 흥정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경희대 정문 인근에서 원룸 10개를 임대하고 있는 김아무개(64)씨는 “7월에 학생들이 기숙사 들어간다며 방을 내놓아 공실 2개가 생겼다”며 “월세를 깎아서 내놓을 생각은 없지만, 계약 과정에서 가격을 낮춰줄 의향은 있다”고 했다. 경희대 후문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아무개 공인중개사는 “월초에도 원룸을 계약할 때 학생이 요구해 월세 5만원을 깎아서 계약을 했다”며 “공실을 피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조정이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기숙사 설립이 주변 임대시장에 끼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기숙사가 들어설 경우 학생들의 수요가 기숙사로 이동하긴 하겠지만, 임대시장에 미칠 영향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부동산학)는 “한번에 1000여명을 수용하는 기숙사가 만들어지면 일부 수요가 민간 시장에서 빠지긴 하겠지만, 대부분 기숙사 수용률이 20% 이하 수준이라 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황금비 신민정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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