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영흥도 낚싯배 전복으로 사망한 강아무개씨의 유족들이 선창1호를 살펴보고 있다. 인천/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애통한 ‘수난이대’다.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로 숨진 강아무개(49)씨는 30년 전 비슷한 배 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의 아버지는 고깃배를 타던 선원이었다고 한다.
강씨의 사촌동생인 백아무개(49)씨는 4일 <한겨레>와 만나 “돌아가신 이모부(강씨의 아버지)도 비슷한 사고로 돌아가셨다. 1988년께 포항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시다 큰 배와 부딪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모부의 주검은 한반도를 한바퀴 돌아 충남 서산에서 발견됐다. 뱃일하던 어른들의 익사 사고가 잦아 우리 항렬에선 뱃일을 피했는데, 낚싯배를 탔다 사고가 나다니…”라며 울먹였다. 백씨가 말한 사고는 1988년 11월13일 경북 영일군(지금의 포항시) 앞바다에서 유조선 미성호와 고기잡이배 제2동광호가 충돌한 사고로 보인다. 이 사고로 동광호 선원 7명이 숨졌다. 강씨가 그랬듯 작은 낚싯배와 대형 선박이 부딪힌 사고였다.
숨진 강씨는 홀로 남은 어머니를 9년간 병수발한 효자였다고 유가족들은 전했다. 인천 한 중학교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매일 출퇴근길에 병원에 들러 어머니를 보살폈다. 어머니가 2015년 돌아가시고 강씨는 집에 어머니 영정을 모신 방을 따로 뒀다. 백씨는 “형이 정말 효자였다. 어머니 병수발하느라 결혼도 못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취미로 낚싯대를 잡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누나와 매형은 배 타는 걸 계속 말렸지만 강씨는 늘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달랬다고 한다. 유일한 혈육이던 동생마저 잃은 강씨의 누나(51)는 4일 오후 2시께 인천시 옹진군 진두항 사고 현장을 찾았다. 시종 오열하던 강씨의 누나는 “배를 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많이 부서졌다. 동생이 유일한 피붙이였는데…”라며 흐느꼈다.
강씨와 함께 배를 탈 뻔했던 다른 이종사촌 정아무개(52)씨는 “강씨가 3일에 낚시하러 가자고 했다. 다른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했는데 그 배가 그 배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정씨는 “가족도 없고 외로웠던 모양인지 등산을 한참 하다가 2년 전부터 거의 매주 낚시를 다녔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도 진두항에서 수색 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해경은 이틀째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자 2명을 발견하지 못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께 진두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조 상황을 설명했다. 실종자 이아무개(57)씨의 가족들은 “파도가 너무 세서 걱정이다.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민·관·군이 공중·해상·수중 3면에서 합동으로 수색 작업을 하고 있으니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이다. 실종자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인천/최민영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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