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3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전 기획관과 같은 혐의를 받는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전날 소환돼 이날 새벽까지 밤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들은 조사에서 검찰이 제시한 혐의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새벽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인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왼쪽)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기획관 등은 MB 정부 시절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불법으로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인 김 전 기획관은 MB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부터 근무하다가 2012년 개인비리 혐의가 드러나 물러났다.
김 전 실장과 김 전 비서관은 2009∼2011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작비 유용 의혹 등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자금이 불법적으로 이들에게 전달된 단서를 확보했다.
이에 12일 오전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세 명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전 기획관은 당일 출석에 불응했다.
김 전 기획관이 두 번째 출석 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음에 따라 MB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을 규명하는 검찰 수사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게 국정원 자금을 받은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과정에 이 전 대통령 등 '윗선'이 개입·관여했는지 등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의 칼끝이 이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