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휠체어를 타고 들어서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눈을 감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에서 억대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상득 전 의원(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이 26일 검찰에 구급차를 타고 출석했다. 지난 24일 외부 식사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 전 의원은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휠체어를 타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자금수수 경위,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 등에 대해 캐물었다.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최고 실세로 통했다. 검찰은 목영만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 등 국정원 예산 담당자들로부터 2011년 원세훈 국정원장 지시로 이 전 의원에게 뭉칫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가 발각된 사건으로 사퇴 요구에 직면한 원 전 원장이 이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돈을 건넸던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상득 전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휠체어를 타고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앞서 검찰은 이 전 의원에게 지난 24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으나 이 전 의원은 조사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26일로 조사를 미뤄달라고 요청해 이날 조사가 이뤄졌다.
아울러 검찰은 2011년 10월 미국 순방을 앞두고 국정원에서 김윤옥 여사(이 전 대통령의 부인) 쪽으로 10만 달러를 건넸다는 김희중 당시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진술을 확보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 소환조사 여부도 검토 중이다.
또 국정원으로부터 4억원을 받아 챙겨 구속됐지만 이 전 대통령 지시 여부 등에 대해 함구했던 ‘엠비(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최근 심경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이명박 청와대’의 국정원 뒷돈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수사는 ‘정점’인 이 전 대통령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는 모양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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