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39명이었으나 올해 들어 2명이 돌아가시면서 이제 생존자는 30명으로 줄었다. 윗줄 왼쪽부터 지난해 돌아가신 송신도, 이기정, 김군자 할머니, 둘째 줄 왼쪽부터 이순덕, 하상숙 할머니, 셋째 줄 박차순 할머니. 가족의 뜻에 따라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할머니 두 분의 사진은 조화 그림으로 대신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이정아 김성광 기자,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제공 jijae@hani.co.kr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1명이 또 별세했다. 올해 들어 2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남아계신 피해자 할머니는 이제 30명뿐이다.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고 문제를 풀어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김아무개(88) 할머니가 14일 오전 6시40분께 타계하셨다”고 14일 밝혔다. 김 할머니는 16살이던 1945년 일본 오카야마로 연행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 해방 뒤 고향에 돌아왔고 2012년 10월부터 나눔의집에서 생활해왔다. 김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뇌졸중과 치매를 앓았다고 한다. 나눔의집은 유가족 요청에 따라 김 할머니의 장례 절차와 신원을 비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239명 가운데 생존자는 30명으로 줄었다. 새해 들어 지난달 5일엔 13살에 만주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던 임아무개(89) 할머니가 별세했다. 지난해엔 1월 박차순 할머니를 시작으로, 4월 이순덕 할머니, 7월 김군자 할머니, 8월 하상숙 할머니와 이아무개 할머니, 11월 이기정 할머니 등 국내외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 8명이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국외 거주자로서 지난해 12월 말 별세한 송신도 할머니는 지난 11일 고국에 묻히기 원하는 재외동포를 위해 조성된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 모셔졌다. 송 할머니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6살 때 중국 우창(현재 후베이성 우한)의 위안소 ‘세계관’으로 끌려갔다. 일본 패전 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으로 간 뒤, 숨을 거두고서야 고향 인근에서 영면에 들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이제 생존 할머니 30명 중에서 스스로 거동이 가능한 분은 5명 정도뿐이다. 할머니들이 고령인 탓에 사죄받을 수 있는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는 당장 자신들의 만행을 사과하고, 한국 정부도 조속히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