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1년 소송 대리 ‘에이킨 검프’에 40억 전달
이학수 전 부회장, MB쪽 요청으로 소송비 대납 진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삼성이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40억원을 대납해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날 <한겨레>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삼성은 이명박 전 대통령 쪽의 요청에 따라 2009~2011년까지 다스의 미국 소송을 대리하는 ‘에이킨 검프’에 40억여원을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에이킨 검프에 달러를 직접 송금했으며, 이 돈이 다스의 소송비용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검찰에 소환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등은 이 전 대통령 쪽의 요청에 따라 소송비용을 대납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관련 수사과정에서 삼성이 에이킨 검프에 소송비용을 지급한 내역뿐 아니라 이 전 대통령 최측근인 김백준(구속기소) 전 총무기획관으로부터도 삼성의 소송대납 과정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009~2011년 삼성이 미국법인 계좌를 통해 다스 소송을 대리하던 미국 대형 로펌인 ‘에이킨 검프’에 40억원을 전달했고, 이 전 대통령이 그 대가로 같은 해 말 이건희 회장에 대한 원포인트 사면을 해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9일과 12일 삼성전자 사옥 등을 압수수색해 에이킨 검프와의 거래 자료 등을 확보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다스는 2000년 비비케이에 190억원을 투자했다가 50억원만 돌려받았고, 2009년 에이킨 검프를 선임한 뒤 2011년 2월 비비케이 김경준씨의 스위스 계좌에 있던 140억원을 돌려받았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한겨레21 ‘훅’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