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알리는 축포가 솟아 오르고 있다. 평창/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가 방송사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에 올림픽 폐막식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에 수어통역을 제공해야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인권위는 지난 22일 임시 상임위원회를 열어 지상파 방송3사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에 이같은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는 “전세계인의 축제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지상파 방송3사는 수어통역 방송 등 청각장애인을 위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수어통역을 제공함으로써 화합과 상생, 평등과 평화라는 올림픽 정신이 장애인에게도 적용돼 인류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조직위에도 “패럴림픽 개·폐막식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현장에서도 전광판 수어통역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애의 벽 허물기’ 등 장애인 인권 단체들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과 개막식 현장의 전광판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장애인들의 시청권을 차별했다며 지상파3사와 올림픽 조직위를 상대로 지난 13일과 19일 인권위에 진정을 낸 바 있다. 이들은 올림픽 폐막식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에서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은 올림픽 폐막식 때 수어통역 방송을 제공하고, 패럴림픽 중계방송에서도 통역 제공에 노력하겠다고 답했으나, 에스비에스(SBS)는 수어통역이 자막을 가린다는 이유로 송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조직위 쪽은 “역대 올릭픽 개·폐막식 현장에서 전광판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협의를 거쳐야 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현장에서 전광판 등에 수어통역은 제공할 수 없지만 패럴림픽 개·폐막식에는 수어통역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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