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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숨긴 패 꺼내며 ‘다스 실소유’ 추궁…MB “난 몰랐다”

등록 2018-03-14 20:55수정 2018-03-15 00:45

MB 검찰 출석
검찰, 다스 의혹 핵심부터 질문
MB, 예상대로 혐의 부인하자
압수수색 물증과 진술로 압박

오후 5시부터 ‘100억대 뇌물’ 조사
MB “돈 받은 사실 몰랐다” 부인
측근들과의 대질조사는 안해

박근혜 때와 달리 영상녹화
검찰쪽 CCTV로 조사 지켜봐
MB 점심 설렁탕·저녁은 곰탕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사상 다섯번째인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14일 오전부터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갖췄지만, 조사가 시작되자 검찰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증거와 진술까지 내밀며 이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실소유 의혹부터 삼성의 소송비 대납 등 100억원대 뇌물 혐의까지 모두 부인하며 맞섰다.

다스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10년 전 특검 조사 때와 같은 진술을 되풀이했지만, 이번엔 검찰이 가진 ‘무기’가 달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부인할 때마다 다스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청와대 보고서나 차명재산 관리내역이 담긴 장부를 꺼내 들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변호인 조력을 받으며 본인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조사실 분위기를 전했다.

‘다스 실소유주’ 수사로 포문

14일 오전 9시50분,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은 직사각형 책상을 두고 이 전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이 전 대통령 바로 옆에는 과거 특검 때도 이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강훈 변호사가 앉았다. 검찰은 직업 등을 묻는 ‘인정신문’을 생략하고 바로 핵심으로 치고 들어갔다.

첫 질문은 ‘다스 실소유 의혹’이었다. 예상대로 혐의를 부인하자 검찰은 곧바로 수집된 증거를 제시했다. ‘위 문건엔 처남인 고 김재정씨 사망 뒤 친형 이상은 다스 회장 지분을 아들 시형씨에게 옮기는 것을 모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보신 적 없으십니까’ ‘강경호 다스 사장은 이런 내용을 모의한 사실을 인정하며 대통령님에게 보고했다고 하는데, 보고받은 사실이 없으십니까’ 등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핵심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한 질문을 던졌다.

오후 5시20분부터는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포함해 민간영역에서 100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2라운드’ 조사가 진행됐다. 송경호 특수2부장 주도로 뇌물 공여자뿐 아니라 전달자 등의 촘촘한 진술을 바탕으로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진술을 끌어내 진술에 허점이 없는지 찾는 데 주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역시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피의자가 부인하는 것도 권리이고, 역시 일반론으로 특수수사 할 때 피의자가 혐의 인정하는 걸 전제로 수사하지 않는다”며 “이 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입장을 듣는 게 저희 목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다스 실소유 의혹을 먼저 조사한 이유에 대해 “범행 동기의 전제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확정짓고 나가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주인이라는 걸 먼저 확인해야 이후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비케이(BBK) 투자금 140억원 회수 과정에서 청와대를 동원한 혐의와 삼성에 다스 소송비를 대납하게 한 혐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날 측근들과의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14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14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설렁탕 점심…내외신 600명 몰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조사 과정은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때와 달리 모두 영상 녹화됐고, 한동훈 3차장 등은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실시간 조사 상황을 지켜봤다. 검찰 관계자는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실무책임자로 보는 것이지 조사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1시10분께 외부에서 배달된 설렁탕을 먹었고, 7시10분께부터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다. 검찰 관계자는 “사전에 어떤 음식이 편하겠느냐고 변호인 쪽에 물었고, 그걸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점심은 김밥·유부초밥·샌드위치가 담긴 도시락, 저녁은 죽이었다.

조사에 앞서 이 전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 때처럼 10분가량 한동훈 3차장, 신봉수·송경호 부장 등과 함께 청사 10층 특수1부장실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편견 없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한 차장은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티타임에는 강 변호사를 포함해 박명환·김병철·피영현 등 변호인 4명도 동석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는 아침 7시께부터 내외신 취재진 600여명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고, ‘이명박 구속’을 외치는 시위대도 청사 주변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때와 달리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10명 남짓한 소규모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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